* 단지불회 시즉견성 ( 但知不會 是卽見性 ) ; ‘ 다만 알지 못할 줄 알면 이것이 곧 성품을 본 [ 見性 ] 것이니라 ’
[ 참고 ] 『수심결 ( 修心訣 ) 』 ( 보조지눌 스님 )
〇問 作何方便 一念廻機 便悟自性
答 只汝自心 更作什 麼方便 若作方便 更求解會 比如有人 不見自眼 以謂無眼 更欲求見 旣是自眼 如何更見 若知不失 卽爲見眼 更無求見之心 豈有不見之想 自己靈知 亦復如是 旣是自心 何更求會 若欲求會 便會不得 但知不會 是卽見性
( 문 ) 어떤 방편을 지어야 한 생각 기틀을 돌이켜서 곧 자성을 깨달을 수 있습니까 ?
( 답 ) 다만 너의 스스로의 마음인데 다시 무슨 방편을 지으려 하는고 . 만일 방편을 지어서 다시 알기를 구한다면 ,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자기 눈을 보지 못하고서는 ‘ 눈이 없다 ’ 고 하여 다시 보려고 하는 것과 같다 . 이미 자기의 눈인데 무엇을 다시 보리오 . 만일 잃지 않은 줄 알면 곧 눈을 본 것이다 . 다시 보려는 마음도 없거니 어찌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있으리오 .
자기의 영지 ( 靈知 ) 도 또한 이와 같아서 , 이미 자기의 마음인데 어찌 다시 알려고 하는가 . 만일 알려고 한다면 곧 알지 못할 것이니 , 다만 알지 못할 줄 알면 이것이 곧 성품을 본 [ 見性 ] 것이니라 .
(5분 55초)
[법문] 송담스님 (No.663)—2002 년 동안거해제 법어 (02.02.06)(용663)
방금 해제일을 맞이해서 전강 조실 스님의 간곡한 법문을 경청을 했습니다 . 해제날인데 결제 법회 때에 들을 만한 그러한 법문을 경청을 했습니다 .
마땅히 해제 ( 解制 ) 에는 해제 법문을 선택할 것이 결제 ( 結制 ) 때 들을 만한 법문을 들은 것은 , 석 달 동안 결제를 해서 안거 ( 安居 ) 를 했으되 해제 ・ 결제라 하는 것은 — 우기 ( 雨期 ), 여름철에 우기에 석 달 안거를 하고 , 또 겨울철에 추울 때는 그래서 겨울 안거를 하겠지마는 — 그것은 부득이해서 기후에 따라서 결제 ・ 해제가 있을 뿐 우리의 정진을 하는 데 있어서는 결제 ・ 해제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
해제를 했다고 해서 우리가 우리의 정진하는 데에 무엇이 다 끝나고 그런 것이 아니고 , 해제날 정식으로 다시 우리의 자신을 반성하고 , 잘못된 점이 있으면 참회 ( 懺悔 ) 를 하고 그리고 해제날 다시 우리의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을 다시 시작하는 그런 각오가 있을 뿐인 것입니다 .
그래서 조실 스님의 녹음법문을 초학자(初學者)가 마땅히 들어야 할 만한 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정진을 시작하는 그런 마음으로 듣기 위해서 그런 법문을 선택을 했습니다 .
아까 마지막 무렵에 조실 스님의 법문에 ‘ 정진을 해서 알 수 없는 의단 ( 疑團 ) 이 독로 ( 獨露 ) 해야 그 사람이 올바르게 정진을 한 것이지 . 정진을 해 가지고 무엇이 알아진 것이 있다든지 , 무엇이 나타난 것이 있다면 정진을 바로 한 것이 아니다 ’ 그런 말씀을 우리는 들었습니다 .
해 갈수록 알 수 없는 의단이 독로해야 옳게 정진하고 있는 것이고 , 해제를 하고 나서도 정말 알 수 없는 의단이 독로해야 그 사람이 한 철을 올바르게 정진한 것이다 . 이런 말씀입니다 .
분명히 이 몸뚱이 속에 소소영령 ( 昭昭靈靈 ) 한 주인공이 밤낮없이 그놈이 작용을 하고 있고 , 활동을 하고 있고 , 눈을 통해서 온갖 것을 보고 , 귀를 통해서 온갖 소리를 듣고 , 앉고 서고 눕고 거닐고 한 그러한 소소영령한 놈이 있건마는 찾아보면은 눈으로 볼 수도 없고 , 귀로 들을 수도 없고 또 손으로 잡을 수가 없습니다 .
해 갈수록 알 수가 없을 뿐이지 . ‘ 아 ! 이것이로구나 ’ 하고 알아진 것이 있고 , 보이는 것이 있다면은 그 사람은 공부가 빗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
고인의 말씀에 ‘ 단지불회 ( 但知不會 ) 면 시즉견성 ( 是卽見性 ) 이다’ .
다맛 알 수 없어 . ‘ 다맛 알 수 없는 것이 이것이 자기의 성품을 보는 것 ’ 이라고 하는 그런 말씀을 하신 법문도 있습니다 .
알 수 있는 것이고 보이는 것이라면 그것은 바로 자기를 보는 것이 아니고 , 바로 자성 ( 自性 ) 을 보는 것이 , 깨닫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
모양이 있고 색상이 있는 것이라면 응당 눈으로 볼 수가 있겠고 손으로 만져볼 수가 있겠으나 본래 모양이 없는 것이고 색상이 없는 것이라 그릴 수도 없고 표현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
그래서 알 수 없는 의단이 독로하고 , 알 수 없는 의심으로 의관 ( 疑觀 ) 으로 나가야 올바르게 정진을 하는 것이고 , 올바르게 정진을 해야 바로 깨달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3 분 52 초 ~9 분 46 초 )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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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제 ( 解制 풀 해 / 만들 · 법도 제 ) ; ① ( 안거 ) 를 마침 . ②재계 ( 齋戒 ) 하던 것을 그만두고 풂 .
* 결제 ( 結制 맺을 결 / 만들 · 법도 제 ) ; 참선 수행하는 안거 ( 安居 ) 에 들어감 . 하안거는 음력 4 월 15 일에 결제하며 , 동안거는 음력 10 월 15 일에 결제한다 .
* 안거 ( 安居 편안할 안 / 있을 거 ) ; ( 산스크리트 ) varsa 원뜻은 우기 ( 雨期 ). ① 인도의 불교도들은 4 월 15 일 ( 또는 5 월 15 일 ) 부터 3 개월 간 우기 ( 雨期 ) 때에 외출하면 풀이나 나무 , 작은 곤충을 모르고 밟아 죽일까 두려워 했고 그래서 동굴이나 사원에 들어가서 수행에 전념했다 . 이것을 우안거 ( 雨安居 ) 라고 한다 .
② 선종 ( 禪宗 ) 에서는 음력 4 월 15 일부터 7 월 15 일까지 를 하안거 ( 夏安居 ), 10 월 15 일 부터 다음해 1 월 15 일 까지를 동안거 ( 冬安居 ) 라고 해서 각각 90 일간 사원에 머물르면서 외출을 금지하고 오로지 좌선을 중심으로 한 수행에 전념한다 . 안거의 처음을 결제 ( 結制 ), 끝을 해제 ( 解制 ) 라 한다 .
* 참회 ( 懺悔 뉘우칠 참 / 뉘우칠 회 ) ; ①자기의 잘못에 대하여 깨닫고 깊이 뉘우치며 , 다시는 같은 잘못을 짓지 않겠다고 결심함 . ②신이나 부처님 또는 대중 앞에서 자기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함 .
[ 참고 ] [ 선가귀감 ] ( 용화선원刊 ) p156~157 참고 .
〇 有罪則懺悔하고 發業則 慚愧 하면 有丈夫氣象이요 , 又改過自新하면 罪隨心滅이니라 .
허물이 있거든 ( 有罪 ) 곧 참회하고 , 잘못한 일이 있으면 ( 發業 ) 곧 부끄러워할 줄 알면 ( 慚愧 ) 대장부의 기상이 있다 할 것이요 , 또한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하면 ( 改過自新 ), 그 죄업은 마음을 따라 없어지느니라 ( 罪隨心滅 ).
( 註解 ) 懺悔者는 懺其前愆이요 悔其後過라 . 慚愧者 는 慚責於內 하고 愧發於外라 . 然이나 心本空寂이라 罪業이 無寄니라
참회 ( 懺悔 ) 란 먼저 지은 허물을 뉘우치고 , 뒷날에는 다시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 . 부끄러워한다 ( 慚愧 ) 는 것은 안으로 자신을 꾸짖고 , 밖으로는 자기의 허물을 드러내는 것이다 . 그러나 마음은 본래 비어 고요한 것이라 ( 心本空寂 ), 죄업이 붙어 있을 곳이 없는 것이다 ( 罪業無寄 ).
* 전강선사 녹음법문 ( 錄音法門 ) ; 전강 스님께서 후학을 위해 참선법 ( 參禪法 ) 을 핵심으로 설한 법문이 칠백 여 시간 분량이 녹음되어 있다 . 이 중에는 『전강선사 일대기』 『몽산법어』 『초발심자경문』 등이 있다 . 용화선원 ( 녹음실 ) 에서 전강선사 및 송담스님의 모든 법문을 mp3 파일로 구할 수 있습니다 .
* 의단 ( 疑團 의심할 의 / 덩어리 단 ) ; 공안 ( 화두 ) 에 대한 알 수 없는 의심 ( 疑心 ) 의 덩어리 [ 團 ].
* 독로 ( 獨露 홀로 · 오로지 독 / 드러날 로 ) ; 홀로 [ 獨 ] 드러나다 [ 露 ].
* 소소영령 ( 昭昭靈靈 ) ; 한없이 밝고 신령함 . 소소 ( 昭昭 ) 도 영령 ( 靈靈 ) 도 함께 밝은 뜻 . 밝은 모양 . 진여 ( 眞如 ), 법성 ( 法性 ), 불심 ( 佛心 ) 을 의미하는 말 .
* 자성 ( 自性 ) ; ①사물 그 자체의 본성 . 본성 ②본래부터 저절로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 .
* 의관 ( 疑觀 ) ; 의심관 ( 疑心觀 ). 화두를 거각하여 알 수 없는 의심이 현전 ( 現前 ) 하면 , 그 알 수 없는 의심을 성성하게 관조 ( 觀照 ) 를 하는 것 .
[ 참고 ] 송담스님 ( 세등선원 No.68)— 정묘년 동안거 해제 법어 (1988.01.17) (5분 59초)
〇 처음에 공부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은 힘을 좀 써야 화두가 들리니까 힘을 좀 써서 하기도 하고 , 자꾸 숨을 들어마셨다 내쉴 때마다 ‘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 ?’ 한번 하고 한참 있으면 화두가 없어져 버리니까 , 부득이 숨을 내쉴 때마다 ‘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 ?’ 하고 자주자주 들을 수 밖에는 없지만, 한 철 , 두 철 , 세 철 이렇게 해 가다 보면 그렇게 자주 들지 안 해도 화두가 잘 들리게 된다 그말이여 .
들려 있걸랑 화두를 다시 또 거기다 덮치기로 자꾸 들어 쌀 필요는 없는 것이여 . 화두가 희미해져 버리거나 , 화두가 없어지고 딴 생각이 들어오거나 하면 그때 한번씩 떠억 챙기면 되는 것이지 , 화두가 이미 들어져서 알 수 없는 의심이 있는데 , 거기다 대고 자꾸 화두를 막 용을 쓰면서 자꾸 들어 싸면 그것은 아주 서투른 공부다 그말이여 .
그렇게 순일하게 ,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화두가 터억 들려서 의단 ( 疑團 ) 이 독로 ( 獨露 ) 하걸랑 , 그 독로한 의단을 성성 ( 惺惺 ) 한 가운데 묵묵히 그것을 관조 ( 觀照 ) 를 하는 거여 . 알 수 없는 의심의 관 ( 觀 ) 이여 . 의심관 ( 疑心觀 ).
거기에는 고요하다는 생각도 붙을 수가 없고 , 편안하다는 생각도 붙을 수가 없고 , 맑고 깨끗하다는 생각도 어떻게 거기다가 그런 생각을 붙일 수가 있냐 그말이여 . 고요하고 맑고 깨끗하고 편안한 그런 생각에는 조금도 그런 생각을 두어서도 안되고 , 그런 생각을 즐겨서도 안되고 , 그런 생각을 집착해서도 안돼 .
다맛 우리가 할 일은 알 수 없는 의단 ( 疑團 ) 만을 잘 잡드리 해 나가는 거여 . 너무 긴하게 잡드리를 해서도 안되고 , 너무 늘어지게 해서도 안되고 , 긴 ( 緊 ) 과 완 ( 緩 ) 긴완 ( 緊緩 ) 을 득기중 ( 得其中 ) 을 해야 혀 . 그것이 묘한 관 ( 觀 ) 이라 말할 수가 있는 거여 .
관 ( 觀 ) 이라 하는 것도 일종에 생각이지만 , 생각없는 생각을 관 ( 觀 ) 이라 하는 거여 .
우리가 참으로 올바르게 화두를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부득이 해서 생각을 일으켜 가지고 화두를 참구를 하는데 , 일구월심 정진을 해서 참으로 바르게 화두를 참구할 줄 아는 사람은 바로 관 ( 觀 ) 으로 들어가는 거여 . 관이란 생각없는 생각으로 생각하는 것을 관이라 그러는 거여 .
조금도 늘어지지도 않고 , 조금도 긴하지도 아니한 ‘ 묘 ( 妙 ) 한 의심 ( 疑心 ) 의 관 ( 觀 )’ 으로 해 나가야 되는 거여 .
1 분의 백천 분의 1 같은 그런 짧은 시간도 생각을 일으켜서 그 일어나는 잡념을 물리칠라 할 것도 없고 , 그렇게 화두가 순일하게 된다 해도 아주 미세한 생각은 이렇게 일어날 수가 있어 .
일어나지만 그것을 일어나는 생각을 물리칠라고 생각을 내서는 아니되는 거여 .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일어난 채로 그냥 놔둬 버리고 , 자기 화두만을 잘 관해 나가면 그 생각은 자취없이 스쳐서 지내가 버리는 거여 .
마치 앞으로 춥도 덥지도 않는 이 봄철이 돌아오겠지마는 , 그 봄철에 도량이나 동산에 나가서 그 산책을 하면서 포행을 하면서 정진을 헐 때에 춥지도 덥지도 않는 봄바람이 귓전에 스쳐간다고 해서 그 봄바람 때문에 화두가 도망갈 필요는 없거든 .
그냥 귓전을 스쳐서 지내가고 옷자락이 좀 팔랑거리거나 말거나 내버려둬 버리고 , 나는 성성적적 ( 惺惺寂寂 ) 허게 그 의심의 관 ( 觀 ) 을 단속해 나가는 것처럼 , 일어나는 크고 작은 모든 번뇌가 일어난다 하드라도 그냥 놔둬 버려 .
끝없이 일어났다가 없어지고 일어났다 꺼져 버리고 , 내가 거기에 따라주지만 아니하고 , 집착하지만 아니하고 , 물리칠라고 하지도 말고 , 그러면은 그냥 제 결에 일어났다가 제물에 그냥 스쳐가 버리는 거여. 그까짓 것은 내가 공부해 나가는 데 조금도 방해로울 것이 없는 것이여 .
우리 활구참선을 하는 수행자는 승속 ( 僧俗 ) 을 막론하고 그 화두를 올바르게 잡두리 해 나갈 줄만 알면, 어디를 가거나 다 선불장 ( 選佛場 ) 이요 , 그게 바로 선방 ( 禪房 ) 이요 , 공부처 ( 工夫處 ) 다 그말이여 .
[ 참고 ] 송담스님 (No256)—85 년 2 월 첫째 일요법회 (85.02.03) (5분 57초)
〇 금년 여름에 보살선방에 백여섯 분이 방부를 들여서 항시 칠팔십 명이 그렇게 참 엄격한 규율 속에서 정진들을 모다 애쓰고 계시는데 자세를 바르게 하고 , 호흡을 바르게 하고 , 나아가서 세 번째 가서는 화두 ( 話頭 ) 를 어떻게 의심 ( 疑心 ) 하느냐 ?
이 화두를 의심하는 방법 , 이것이 또한 간단하지만 참 이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 한 철 , 두 철 , 세 철 , 3 년 , 5 년 , 10 년을 해도 이 화두를 참으로 올바르게 화두를 참구 ( 參究 ) 하고 , 관조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 이것은 한 말로 ‘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
법문을 듣고 고대로 또 하고 , 고대로 하면서 또 법문을 듣고 해서 스스로 많은 노력 , 스스로 그것을 공부해 나가는 요령 — 급하지도 않고 너무 늘어지지도 아니하며 , 그 요령을 스스로 터득을 해야 합니다 .
스스로 터득한다니까 선지식 ( 善知識 ) 도 필요 없고 , 자기 혼자 어디 돌굴이나 토굴에 가서 막 해제끼면 되냐 하면 그게 아니에요 . 반드시 선지식의 지도를 받되 , 받아 가지고 하면서도 스스로 그 묘한 의관 ( 疑觀 ) 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
이 묘한 의심관이라 하는 것은 도저히 어떻게 말로써 설명해 가르켜 줄 수가 없습니다 . 자기가 일구월심 ( 日久月深 ) 항시 면면밀밀 ( 綿綿密密 ) 하게 의심해 가고 관해 가고 , 그 자세와 호흡과 화두를 삼위가 일체가 되도록 잘 조정을 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
필경에는 그 묘한 의심관인 것입니다 . 그 의심관 , 관 ( 觀 ) 이라 하는 것도 일종의 생각이지만 ‘ 생각 없는 생각 ’ 을 관이라 이렇게 말할 수가 있는데 , 막연하게 어떤 관이 아니라 이 활구참선 ( 活句參禪 ) 은 ‘ 의심 ( 疑心 ) 의 관 ’ 이라야 돼 .
옛날에는 해가 떨어지려고 할 때 , 서산에 지려고 할 때 , 저 수평선에 해가 지려고 할 때에 , 그 큰 맷방석만한 해가 땅에 질락 말락 할 때 그 빨갛고 아름다운 거 — 해가 중천에 있을 때는 눈이 부셔서 볼 수가 없는데 , 해가 질 무렵에는 눈이 부시질 않고 그 아름답고 벌건 굉장히 큰 그 해를 볼 수가 있습니다 .
그 아름다운 해를 한참 보는 것입니다 . 마지막 딱 떨어져서 안 보일 때까지 한 시간 내지 두 시간을 눈이 부시지 아니할 때부터서 그것을 관하기 시작해 가지고 마지막 질 때까지 관찰하고서 , 그 다음에는 밤새 그 눈을 감으나 뜨나 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둥그런 해를 관 ( 觀 ) 하는 것입니다 .
눈을 감고서도 보이는 것이 그것이 관 ( 觀 ) 인 것입니다 . 눈을 뜨나 감으나 상관없이 항시 있는 것이 그것이 관인데 , 그것을 갖다가 일관 ( 日觀 ) 이라 그러거든 . 해를 관하는 수행법이여 .
밤새 그 둥근 해를 갖다가 관하고 , 그 이튿날 하루 종일 관하다가 또 해 질 때 다시 또 그 관을 해서 , 그 관을 다시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 그렇게 해서 또 밤새 관하고 , 그 이튿날 관하고 또 해 질 때 관하고 해서 평생 동안을 그렇게 관을 해 나가는데 , 이것도 하나의 수행 방법입니다 .
이러한 그 일관이라든지 또 달을 관하는 관법이라든지 , 아까 백골관이라든지 , 여러 가지 관법 ( 觀法 ) 이 있는데 , 이 참선도 하나의 ‘ 의심의 관법 ’ 이라 이렇게 말할 수가 있습니다 .
성성 ( 惺惺 ) 하고 적적 ( 寂寂 ) 하면서도 , 일부러 화두를 들려고 하지 아니해도 저절로 그 의심관이 행주좌와 어묵동정 간에 그 의단 ( 疑團 ) 이 독로 ( 獨露 ) 하도록 , 처음에는 ‘ 이뭣고 ?’ ‘ 이뭣고 ?’ 하지만 나중에는 ‘ 이뭣고 ?’ 안 해도 알 수 없는 의심이 — 해가 질 때 봐두었던 그 둥근 해가 밤에도 고대로 보이고 , 그 이튿날에도 고대로 환하게 보이듯이 , 의심관이 그렇게 되어야 하거든 .
그렇게 해서 타성일편 ( 打成一片 ) 이 되면 일주일을 가지 못해서 공안을 타파 ( 打破 ) 하게 되고 , 일체 천칠백 공안을 일관도천 ( 一串都穿 ) 을 해 . 자기의 본래면목 ( 本來面目 ) 과 역대조사 ( 歷代祖師 ) 의 면목을 사무쳐 보게 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