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발심2022. 4. 27. 06:36

포구발심(전강선사 No.014)—여지없이 발심을 해야사 신심(信心)이 거그서 일어나고, 분심(憤心)이 거그서 일어나고, 거기에서 의단(疑團)이 일어난다 | 생사심(生死心) | 업신(業身) | 포구발심이 제일이다 | 不怕死不得活 只怕活不得死 | 이병위사(以病爲師), 병으로써 스승을 삼어라.


*포구발심(怖懼發心 두려워할 포/두려워할 구/일어날 발/마음 심) : 끝없이 되풀이 되는 육도윤회(六途輪廻)에서 받을 생사(生死)가 정말 무섭구나. 그 생사의 고통을 매우 두려워[怖懼]하여, 두려운 마음으로 생사를 벗어나는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菩提心]을 일으킴[發].

*발심(發心) ; ①위없는 불도(佛道=菩提=眞理)를 깨닫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菩提心]을 일으킴[發]. ②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마음을 냄. 깨달음의 지혜를 갖추려는 마음을 냄. 초발의(初發意), 신발의(新發意), 신발심(新發心), 초심(初心), 발의(發意) 등이라고도 한다. 갖추어서 발기보리심(發起菩提心), 발보리심(發菩提心)이라고 한다.

보리심은 모든 부처님이 부처님이 될 수 있었던 바탕이 되는 종자이고 청정한 법이 자라날 수 있는 좋은 밭이기 때문에 , 이 마음을 발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면 속히 위없는 보리를 증득한다.

 

 

(10분)


[법문] 전강선사(No.014)—전강선사 일대기 제7호(경술1970년 12월 10일 새벽.음) (전014)

한암 스님한테 그 답을 처억 헌 뒤에는, 여름을 마치고 어서 만공 큰스님한테를 가서 한번 내가 인자...
본래 거기에 가서 공부를 두 철째—첫 철은 직지사에서 허고 두 철째 그 애를 쓰다가, 그만 중간에 ‘견성했다’고 한번 허고 생혼(生魂)이 나고,
만공 스님한테는 그때 별 방맹이 뭐 별일 없었지마는, 보월 스님한테 원청 혼이 나고는 산철에 나와 가지고, 인자 그만 그 산철에 곡성(谷城) 동리재 넘어가다가 견성했다고 인자 그때부텀 나서 가지고는.

아! 그래 그렇게 죽을 지경 되아. 몸은 당최 백지장(白紙張)같이, 어떻게 피를 다 흘려 버렸든지 몸뚱이 핏기 한점 없어. 그러지마는 말아 버릴 수가 있어야제.
기운이 원청 없어. 피 기운으로 사는데 피를 다 쏟아 버렸으니, 공부 잘못해 가지고는 그만 피를 다 쏟아 버렸으니 공부헐 기운이 있어야지.

그 사람 몸뚱이는 피가 제일인가 보드구만. 피 그놈, 피 기운 아니면은 살 수 없는 것이여.
걸음도 조금도 못 걷겠어. 그러고 피 기운이 없으니깐 어려도 숨이 가빠. 당최 숨이 가빠서 헥헥 쉬고.

도무지 뭐 어찌 헐 수 없지마는, 원청 그만 내 딴에는 더 발심(發心)헐 수 없이 했거든. 여지없이 발심을 했거든.
이까짓 놈의 몸뚱이 가지고 이것 무슨 뭐 병이 없다고 해서 믿을 것이 무엇이 있는가? 병이 있으면은 곧 죽을 놈의 몸뚱이니 더 해야지. 어서 해야지, 그녀러 것.
에라, 이놈의 것! 병 들었으니 죽음으로 더불어서 같이 작정허고 그만 해 버렸어. 꽉 깨물고 그만!

수혈을 해야 사느니, 뭐 뭣을 해야 사느니 허지마는, 뭐 피를 어디가 넣을 거여? 어디 가 사 넣어? 그때. 무슨 돈이 있으면 누가 나를 위해서 수혈해 줄 누가 있나? 내, 바래지도 안 했고.
빼짝 그냥 얼굴만, 가죽만 남아 가지고는 그래 가지고는 허제. 한시인들 놓아?

그러기에 내가 늘 말, 부탁이 그것이여. 여지없이 발심을 해야사 신심(信心)이 거그서 일어나고, 분심(憤心)이 거그서 일어나고, 거기에서 의단(疑團)이 일어나제. 발심을 못허면 소용없느니라 그 말이여.
발심 못허고 괜히 들어와 가지고, 넘 참선(參禪)허니깐 참선 좀 해 본다고 며칠 허다가 ‘에, 그녀러 거 안 된다’고, 망상이나 퍼일어나고 잠 오고 허니까 집어 내던져 버리고 응, 그만이여. 그래 가지고는 청정헌 대중에 같이 규칙을 좀 지키고 잘 맹렬히 허들 못혀. 자연히 그만 그 발심이 안 되아 놓으니까.

생사에 무상(無常)헌 마음이, 죽고 사는 이 생사심(生死心)!
그 생사! 인생이라는 건 이 몸 얻어 와 가지고 곧 이 몸뚱이 내버릴 그 생사심. 받아와 가지고 내버릴 걸 생각하니 세상에 이렇게 무상해. 갈 바도 모르고 올 바도 몰라.

눈 감으면 죽었다. 그만 뚝 떨어진 곳이 무서운, 그놈의 감옥은 참말로 무서운 감옥이다. 그 지옥 감옥이란 게 어떠헌가?
이같은 뭐, 뭐 우리 이 몸뚱이 가지고 죄 지어서 가는 감옥 같을까니? 그 감옥은 참 기맥히다! 몸뚱이도 없는 업신(業身), 죄몸뚱이가 들어가지마는, 나올 수 없다. 도저히 못 나오는 놈의 감옥.

온 곳도 컴컴헌 어느 세상에서, 무슨 감옥에서 겨우 나와 가지고 이 몸 하나 얻어 가지고는 또 이 오탁, 사바세계 오탁악세(五濁惡世)는 감옥 아닌가? 이 감옥에 들어와 가지고 또 인자 전근(轉勤), 그 전근 가는 거 아닌가?
이 감옥 내버리고는 인자 또 무간지옥(無間地獄)으로 떨어지는 놈의 감옥은, 변시신후지감옥마(便是身後之監獄麽)? 이 몸뚱이 내버린 뒤에 감옥을 아느냐? 백 배나 더 무서운 놈의 감옥이 있다 그 말이여.

요 몸뚱이 하나 얻어 가지고는 사대(四大) 색상, 색신 몸뚱이, 이놈을 하나 얻어 가지고는, 이놈의 사바세계에서 맨 사는 전체가 우리도 뭐 고통이지, 뭐 고통 빼놓으면 뭐 있나? 맨 고통뿐이제.

‘아주 요까짓 몸뚱이 하나 얻었으니 고통 없다’
없는가? 이것도 감옥이여.

뒷 감옥, 참! 무섭다.
포구발심(怖懼發心)을 혀. 두려운 응, 포구발심. ‘두렵다, 무섭다’ 그 말이여. 이 몸 내버린 뒤에 그 무서운 감옥으로 처백힐 걸 생각해봐. 무섭다!
그래, 포구발심을 제일 쳤어. 발심만 해버리면은 설사 이 몸이 죽게 되아도 화두를 안 헐 수가 없어!

‘사부득활(死不得活)이다. 죽어 가지고 살지 못헐까 두려워허지 말아라. 활부득사(活不得死)니라. 살아가지고 죽지 못헐까 근심해라’ 고인(古人)의 말씀에 이런 말씀이 있어.
한번 죽을 고비에 들어가야 되느니라. 설사 공부허다가 그런 피가 좀 나와서 몸뚱이에 피 한 방울 없다고—목숨 붙어 있는 동안에는 해야제, 안 해 될 것이냐 말이여. 참으로 해야 한다!

병이 나고 더 죽을 지경이 있다 하드래도 더 이병위사(以病爲師)를 해라. 병으로써서 스승을 삼어라. 병 있다고 내던지고 말면 어찌 될 것이냐. 참말로 꺼꾸러지는 곳인디.
거그서 맹렬헌 마음을 가져라! 맹렬헌 마음이다마는, 분심(憤心)도 거그서 가져. 거그서 의심은 절로 일어난다.

내가 나를 몰랐으니, 내가 내 면목(面目)을 몰랐으니, 알 수 없는 그놈이 내나 해야 조사관(祖師關)이여. 조사관 꽉 맥혀 알 수 없는 게 ‘판때기 이빨에 털났다’는 놈이, 고놈이 바로 탁! 깨달으면은 불조(佛祖)의 패궐처(敗闕處), 부처님의 얼굴을 바로 잡아내는 것이고, 조주 스님의 면목을 바로 깨달라 아는 것이고, 내 면목은 그대로 나오는 것이여. 내 본래면목(本來面目)은 거그서 출현헌다 그 말이여.


만공 스님한테 척 내가 벼르고 벼르고 인자 참 최후로—한국 선지식(善知識) 스님은, 볼 선지식은 내가 다 보았으니 만공 큰스님한테로 척 왔다.
와서는 쾌활허게 여지없이 큰스님한테 인자 참, 인가(印可) 받고는 한국 선지식한테 인가 다 받았으니 인자는 내가 그때 가서는 어떻게 되든지, 병을 낫우든지 어쩠든지...

그렇게 병에 걸렸지마는, 속으로는 참! 또 이상스럽게 좋다 그 말이여. 그놈 아니였었으면 그 몸뚱이 가지고 그만 정신에 끌려서, 정신에 고로워서 그대로 죽었을 것이여.
그놈에 그만, 아! 그 병 들어 가지고 글쎄 백지장같이 되아 가지고 그렇게 가다 얻어먹고 나가다가, 아! 그 소식을 얻었으니. 그 한번 바로 얻어 봐야제, 따져서 분석해서 ‘요것인가?’ 했다가는 큰일나! 뭣 헐 꺼여?(28분21초~38분2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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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혼(生魂)나다 ; 몹시 혼나다.
*원청 ; ‘워낙(두드러지게 몹시)’의 사투리.
*산철(散철) ; 본철(本철-하안거,동안거)가 아닌 시기.
*당최 ; 도무지(아무리 해도,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아주). 영.
*백지장(白紙張 흰 백/종이 지/낱·얇고 넓적한 조각 장) ; ①흰 종이의 낱장. ②’핏기가 없이 창백(蒼白)한 얼굴빛’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핏기(-氣) ; 사람의 살갗에 드러난 불그레한 피의 기운.
* ; (인칭 대명사 뒤에서 ‘딴은’, ‘딴에는’, ‘딴으로는’ 꼴로 쓰여)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이나 기준.
*발심(發心) ; ①위없는 불도(佛道=菩提=眞理)를 깨닫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菩提心]을 일으킴[發]. ②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마음을 냄. 깨달음의 지혜를 갖추려는 마음을 냄. 초발의(初發意), 신발의(新發意), 신발심(新發心), 초심(初心), 발의(發意) 등이라고도 한다. 갖추어서 발기보리심(發起菩提心), 발보리심(發菩提心)이라고 한다.
보리심은 모든 부처님이 부처님이 될 수 있었던 바탕이 되는 종자이고 청정한 법이 자라날 수 있는 좋은 밭이기 때문에 , 이 마음을 발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면 속히 위없는 보리를 증득한다.
*한시(-時) ; ①같은 시각. ②잠깐 동안.
*신심(信心) : ①‘내가 바로 부처다’ 따라서 부처는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요, 일체처 일체시에 언제나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주인공, 이 소소영령(昭昭靈靈)한 바로 이놈에 즉해서 화두를 거각(擧却)함으로써 거기에서 자성불(自性佛)을 철견을 해야 한다는 믿음.
②‘올바르게 열심히 참선을 하면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믿음. 진리에 대한 확신.
③‘내가 바로 부처다’라는 믿음. 그러기 때문에 ‘끊어야 할 생사도 없고, 버려야 할 번뇌도 없다’고 하는 믿음.
④일체처 일체시에 자신의 본참공안(本參公案)으로 자가철주(自家鐵柱)를 세워 ‘이것 밖에는 내가 할 것이 없다! 오직 이것만이 내가 바로 살아가는 길이고 나의 생사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고 이것만이 영원을 살아가는 길이다!’라고 하는 철저하고 확실한 믿음.
*분심(憤心, 忿心, 奮心 분하다·원통하다·성내다·힘쓰다·떨치다·분격하다) : 억울하고 원통하여 분한 마음.
과거에 모든 부처님과 도인들은 진즉 확철대오를 해서 중생 제도를 하고 계시는데, 나는 왜 여태까지 일대사를 해결 못하고 생사윤회를 하고 있는가. 내가 이래 가지고 어찌 방일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속에서부터 넘쳐 흐르는 대분심이 있어야. 분심이 있어야 용기가 나는 것이다.
*의단(疑團 의심할 의/덩어리 단) ; 공안·화두에 대한 알 수 없는 의심(疑心)의 덩어리(團).
*의심(疑心) : 자기의 본참화두(本參話頭)에 대해 ‘알 수 없는 생각’에 콱 막히는 것.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이놈이 무엇인고?’ ‘이뭣고?’ ‘이놈’이 무엇이길래 무량겁을 두고 수 없는 생사를 거듭하면서 오늘 지금 이 자리까지 왔는가? ‘대관절 이놈이 무엇이냐?’ 또는 ‘어째서 무(無)라 했는고?’ 또는 ‘조주스님은 어째서 판치생모(板齒生毛)라 했는고?’
자기의 본참화두(本參話頭)에 대한 의심이, 지어서 드는 것이 아니라 속에서부터 저절로 들려지게 해야. 바른 깨달음은 알 수 없는 의단, 알 수 없는 의심에 꽉 막힌 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참선(參禪) ; ①선(禪)의 수행을 하는 것. ②내가 나를 깨달아서 자신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을 꿰뚫어봐 이 생사 속에서 영원한 진리와 하나가 되어서 생사에 자유자재한 그러한 경지에 들어가는 수행. 자신의 본성을 간파하기 위해 하는 수행.

[참고] 송담스님(No.793) - 2018년 동안거 결제 법문에서.
우리는 생로병사 속에서 살면서 생로병사가 없는 도리를 깨닫고자 불법을 믿고 참선(參禪)을 하고,
비록 한 생각 한 생각 났다가 꺼지고 또 일어났다가 없어지고, 울다가 웃다가 그러면서 죽음을 향해서 가고 있지마는, 그 죽음을 향해서 가는 속에서 생사해탈(生死解脫)하는 도리가 있다고 하는 것을 우리는 부처님의 법문(法門)을 의지해서 그것을 믿고 생사해탈을 위해서 우리는 참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사해탈이라 하는 것이 이 육체를 가지고 죽지 않고 백 살, 이백 살, 오백 살, 천 살 살아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러한 생사해탈이 아니고 생사 속에서 생사 없는 진리를 깨달음으로 해서 생사해탈을 할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법(佛法)은 생사윤회(生死輪廻) 속에서 생사 없는 진리를 깨닫는 종교인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설명하기가 대단히 어려우나 부처님으로부터 역대조사(歷代祖師)를 통해서 오늘날까지 경허 선사, 만공 선사, 전강 선사로 해서 생사 없는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법문을 우리는 믿고, 이론적으로 따져서 가리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맛 간단한 방법으로 그 진리를 깨닫는 법을 우리는 믿고, 그 법에 의해서 참선 수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불법을 믿고, 불법 가운데에서도 최상승법(最上乘法)인 활구참선(活句參禪)! 역대조사를 통해서 전수해 온 활구참선에 의해서 무상(無常) 속에서 영원을 살아가는 법을 우리는 믿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간단하고도 간단한 일이나 이 최상승법 활구참선법을 믿는 사람은 확실히 불법의 근본 진리를 향해서 그것을 우리 몸을 통해서 그 진리를 체달(體達)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무상(無常) ; 모든 현상은 계속하여 나고 없어지고 변하여 그대로인 것이 없음. 온갖 것들이 변해가며 조금도 머물러 있지 않는 것. 변해감. 덧없음. 영원성이 없는 것.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현상들이 무수한 원인(因)과 조건(緣)의 상호 관계를 통하여 형성된 것으로서 그 자체 독립적인 것은 하나도 없고, 인연(因緣)이 다하면 소멸되어 항상함[常]이 없다[無].
*생사심(生死心) ; 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났다 꺼졌다’한 그 생각. 번뇌(煩惱), 망상(妄想)을 말함. 오직 내가 나를 깨닫는 활구참선만이 생각의 기멸(起滅)을 끊고 생사의 윤회를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참고] 송담스님(No.389)—89년(기사년) 부처님오신날 법어(89.05.12)에서.
중생의 번뇌심(煩惱心) ‘한 생각’ 일어날 때 새로 태어난 것이고, 그 번뇌가 꺼질 때 또 죽는 것, ‘우리의 생각 일어났다 꺼졌다’한 것이 바로 생사(生死)인 것입니다.
‘생각 일어났다 꺼졌다’한 그것이 원인이 되어서 생사윤회를 하는 것이어서, ‘이 몸뚱이 살아있으면서 생각 일어났다 꺼졌다’하는 거 그 자체가 바로 생사심(生死心)이요, 생사심이 바로 생사윤회(生死輪廻)인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천 만의 생각이 일어났다 없어지고, 생각이 일어났다 없어집니다.
활구참선법(活句參禪法)을 모르는 사람은 죽었다 깨어날 때마다 업(業)만 더하고, 점점 고통이 심한 윤회를 거듭할 것입니다마는, 활구참선법을 믿는 사람은 한 생각이 일어날 때 ‘이뭣고?’ 자신의 본참화두(本參話頭)를 드는 것입니다.
‘이뭣고?’ 한마디 본참화두를 거각(擧却)할 때, 우리의 마음속에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을 물리치고, 업장소멸이 되고, 진리를 향해서 나아가게 됩니다.

*업신(業身) ; 업(業)의 몸[身]. 육식(六識)—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의 육근(六根)으로 각각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의 육경(六境)을 식별하는 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의식(意識)—의 6가지 마음 작용이 무량겁으로 모든 업을 능히 짓기도 하며, 모든 업을 능히 받기도 하므로 이름을 업신(業身)이라 한다.
[참고] 『만공법어(滿空法語)』 (만공문도회 편찬 | 수덕사 능인선원)
사람에게 세 가지 몸이 있으니 첫째는 법신(法身)이요, 둘째는 업신(業身)이요, 셋째는 육신(肉身)이로다. 법신은 불신(佛身)이요, 업신은 곧 귀신(鬼身)이요, 육신은 곧 사람의 색신(色身)이로다.
색신 가운데 업신과 법신이 구족(具足)하여 서로 여의지 않건마는 중생의 업보(業報)가 중하여 다못 업신이 구원겁을 드나들며 사생(四生) 육취(六趣)의 육신(肉身)으로 인하여 모든 악업을 짓도다.(p231)

사람에게 법신(法身) · 업신(業身) · 육신(肉身), 세 가지 몸이 있다 하니 어떠한 것이 육신인고?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다. 지(地)는 살이요, 수(水)는 눈물 · 콧물 · 대소변이요, 화(火)는 따뜻한 기운이요, 풍(風)은 콧김 · 입김 · 동정(動靜)이니 이 네 가지를 부모에게서 얻어 육신을 지었다가 명(命)이 다하여 임종을 하매 지(地)는 땅으로 돌아가고, 수(水)는 물로 돌아가고, 화(火)는 불로 돌아가고, 풍(風)은 바람으로 돌아가 사대가 흩어지니 허황(虛荒)하기 일장춘몽(一場春夢)이요, 장마에 두엄 버섯이니라.

어떠한 것이 업신(業身)인고?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이 여섯 가지 식심(識心)이로다.
눈으로 일체 만물을 보아 탐하여 모든 업을 지으며, 귀로 일체 소리를 들어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코로 모든 냄새를 맡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혀로 모든 음식을 맛보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몸으로 춥고 더운 분별망상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뜻으로 밉고 어여쁘고 좋고 나쁜 일체 망상(妄想)을 내어 모든 업을 지어, 이 여섯 놈이 무량겁(無量劫)으로 드나들며 모든 업을 능히 짓기도 하며, 모든 업을 능히 받기도 하니, 이러므로 이름을 업신(業身)이라 함이로다.

어떠한 것이 법신(法身)인고?
일찌기 발심하여 선지식(善知識)을 친견하여 다생죄업(多生罪業)을 참회하고, 옛 성현의 친절언구(親切言句) 천칠백 화두(話頭) 가운데 자기에게 합당한 화두를 분명히 결택(決擇)하여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 중에 모든 망상(妄想)이 적적(寂寂)한 가운데 화두가 성성(惺惺)하여, 들지 아니하되 화두가 스스로 들림이 샘물 흘러가듯 간단(間斷)이 없이 화두가 타성일편(打成一片)에 이르러,
홀연히 망상 구름이 흩어지고 마음달이 홀로 드러나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비추어 그 밝은 빛이 하늘과 땅이 궤멸(潰滅)하여도 이 광명(光明)이 길이 멸하지 아니하며, 이것을 이름하되 불생불멸지도(不生不滅之道)라 하나니라.

이같은 이치를 통달한 사람을 선지식이라 이름하며, 혹 도사(導師)라 이름하며, 혹 보살(菩薩)이라 이름하며, 혹 부처라 이름하나니, 천당(天堂) · 불찰(佛刹)에 임의 자재하여 천상(天上)에 가서 나매 천상 사람을 제도하며, 인간에 나매 인간을 제도함에 이르므로 인천(人天)에 스승이 되며, 사생(四生)에 자비로운 부모가 되는 고로 이 사람의 이름이 조어장부(調御丈夫) · 천인사(天人師) · 불(佛) · 세존(世尊)이로다.(p233~236)

누구든지 육신(肉身) · 업신(業身) · 법신(法身) 세 몸을 지녔는데, 세 몸이 일체가 되어 하나로 쓰는 때라야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니라.
일체 행동은 법신이 하는 것이나, 육신과 업신을 떠난 법신이 아닌 까닭에 현상(現像) 그대로가 곧 생사 없는 자리이니라.(p247)

꿈이라 하는 것은 업신(業身)의 동작인데, 깨어 있을 때는 생각만으로 헤매다가 잘 때 업신이 제 몸을 나투어 가지고 육신이 하던 행동을 짓는 것이니라.(p257)

인생은 자기 업신(自己業身)의 반영(反映)인 이 몽환(夢幻) 세계를 실상(實相)으로 알고 울고 웃고 하는 것은 마치 은행나무가 물에 비치는 제 그림자를 이성(異性)으로 감응(感應)하여 열매를 맺는 것과 같으니라.(p266)

우리가 느끼는 안(眼) · 이(耳) · 비(鼻) · 설(舌) · 신(身) · 의(意)의 육식(六識)은 장소에 따라 변하고, 때에 따라 흩어지나니, 이렇게 시시각각으로 천류(遷流)하는 육식으로 어찌 인생이 근본 정신을 파악할 수 있겠는가?(p270)
*오탁악세(五濁惡世 다섯 오/흐릴 탁/악할 악/세상 세) ; 명탁(命濁), 중생탁(衆生濁), 번뇌탁(煩惱濁), 견탁(見濁), 겁탁(劫濁)의 다섯 가지 더러운 것으로 가득찬 죄악의 세상.
[참고] ①명탁(命濁) 말세가 다가와 악업(惡業)이 늘어감에 따라 사람의 목숨이 점차 짧아져 백년을 채우기 어려움을 이른다. ②중생탁(衆生濁) 중생이 죄가 많아서 올바른 도리를 알지 못하는 것을 이른다. ③번뇌탁(煩惱濁) 번뇌로 인하여 마음이 더럽혀지는 것을 이른다. ④견탁(見濁) 그릇된 견해나 사악한 사상이 만연해지는 것을 이른다. ⑤겁탁(劫濁) 기근과 전쟁과 질병 등의 재앙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시대.
*전근(轉勤 구르다·옮기다·바꾸다 전/근무하다·근심하다·괴롭다·일·괴로움·고생·근심) ; 근무하는 곳을 옮김.
*무간지옥(無間地獄) ; 아비지옥(阿鼻地獄)이라고도 함. 아비(阿鼻)는 산스크리트어 avīci의 음사(音寫)로서 ‘아’는 무(無), ‘비’는 구(救)로서 ‘전혀 구제받을 수 없다’는 뜻. 고통이 끊임없으므로 무간(無間)이라 함.
아버지를 죽인 자, 어머니를 죽인 자, 아라한을 죽인 자, 승가의 화합을 깨뜨린 자, 부처의 몸에 피를 나게 한 자 등, 지극히 무거운 죄를 지은 자가 죽어서 가게 된다는 지옥.
이 지옥에 떨어지는 죄인에게는 필파라침(必波羅鍼)이라는 악풍(惡風)이 있는데 온몸을 건조시키고 피를 말려 버리며 또 옥졸이 몸을 붙잡고 가죽을 벗기며, 그 벗겨낸 가죽으로 죄인의 몸을 묶어 불 수레에 싣고 훨훨 타는 불구덩이 가운데에 던져 넣어 몸을 태우고,
야차(夜叉)들이 큰 쇠 창을 달구어 죄인의 몸을 꿰거나 입, 코, 배 등을 꿰어 공중에 던진다고 한다. 또는 쇠매(鐵鷹)가 죄인의 눈을 파 먹게 하는 등의 여러 가지 형벌로 고통을 끊임없이 받는다고 한다.
*사대(四大) ;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 사람의 몸이 땅, 물, 불, 바람(地,水,火,風)의 네(四) 원소(大)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데에서 연유하였다.
*포구발심(怖懼發心 두려워할 포/두려워할 구/일어날 발/마음 심) : 끝없이 되풀이 되는 육도윤회(六途輪廻)에서 받을 생사(生死)가 정말 무섭구나. 그 생사의 고통을 매우 두려워[怖懼]하여, 두려운 마음으로 생사를 벗어나는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菩提心]을 일으킴[發].
*불파사부득활(不怕死不得活) 지파활부득사(只怕活不得死) ; ‘죽고 살지 못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살고 죽지 못할까 두려워하라’
[참고] 『몽산법어(蒙山法語)』 (용화선원刊) ‘박산무이선사선경어(博山無異禪師禪警語)’ p152.
做工夫호대 不怕死不得活하고 只怕活不得死이니 果與疑情으로 厮結在一處하면 動境은 不待遣而自遣하고 妄心은  不待淨而自淨하리라  六根門頭自然虛豁豁地에 點着卽到하고 呼着卽應이어니 何愁不活也리요

공부 지어 가는데 죽고 살지 못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살고 죽지 못할까 두려워할지니 과연 의정(疑情)으로 더불어 한곳에 맺어 두면, 동(動)하는 경계는 보내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가고, 망녕된 마음은 맑히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맑아지리라。 육근문(六根門)이 저절로 환하게 열려서, 손짓하면 곧 오고 부르면 곧 대답할 것인데 어찌 살지 못할까 걱정하리오?
*고인(古人) ; 불보살(佛菩薩)님을 비롯한 역대조사(歷代祖師), 선지식을 말한다.
*면목(面目 낯 면/눈 목) : 본래면목(本來面目 본래의 얼굴·모습). 천연 그대로의 심성(心性). 부처의 성품.
*본래면목(本來面目 밑 본/올 래/낯 면/눈 목) ; ①자기의 본래(本來) 모습(面目). ②자신이 본디부터 지니고 있는, 천연 그대로의 심성(心性). 부처의 성품.
본지풍광(本地風光), 본지고향(本地故鄉), 본분전지(本分田地), 고가전지(故家田地), 천진면목(天眞面目), 법성(法性), 실상(實相), 보리(菩提), 부모에게서 낳기 전 면목(父母未生前面目), 부모에게서 낳기 전 소식(父母未生前消息) 등이 모두 같은 맥락에서 쓰이는 말이다.
*내나 ; ①다름이 아니라. ②결국에 가서는.
*조사관(祖師關) ; 조사의 경지에 이르는 관문(關門), 곧 화두(공안)을 말함. 관문(關門)은 옛날에 국방상으로나 경제상으로 중요한 곳에 군사를 두어 지키게 하고, 내왕하는 사람과 수출입하는 물건을 검사하는 곳이다. 화두는 이것을 통과하여야 견성 성불하게 되는 것이므로 선종(禪宗)의 관문이 된다.
*'판때기 이빨에 털났다' ; 판치생모(板齒生毛). 화두(공안)의 하나. 版과 板은 동자(同字).
[참고] 『선문염송(禪門拈頌)』 (고려 진각혜심眞覺慧諶 선사 편찬) 475칙 ‘판치(版齒)’
 (古則) 趙州因僧問 如何是祖師西來意 師云版齒生毛.

조주 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선사가 대답하였다. “판치생모(板齒生毛)니라”

(投子靑頌) 九年小室自虛淹 爭似當頭一句傳 版齒生毛猶可事 石人蹈破謝家船

투자청이 송했다.
9년을 소림에서 헛되이 머무름이 어찌 당초에 일구 전한 것만 같으리오.
판치생모도 오히려 가히 일인데 돌사람이 사가(謝家)의 배를 답파했느니라

[참고] 『언하대오(言下大悟)』 (전강 선사 법어집 | 용화선원刊) p53~54.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께 묻되, “어떤 것이 ‘조사서래의’입니까?(如何是祖師西來意)”하니 답하시되, “판치생모(板齒生毛)니라” 하셨다. 즉, 「어떤 것이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판치에 털이 났느니라」라고 하는 화두.
그러면 조주 스님은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을까?  이 화두도 ‘무자’ 화두와 같이 ‘판치생모’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고 “판치생모”라고 말씀하신 조주 스님께 뜻이 있는 것이니, 학자들은 꼭 조주 스님의 뜻을 참구할지어다.
“어째서 ‘무’라 했는고?”하는 것과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하는 것은 조금도 다름이 없는 것이다.
*불조(佛祖) : 부처님과 조사(祖師), 불(佛)은 삼세제불(三世諸佛), 조(祖)는 역대(歷代)의 조사를 말함.
*불조(佛祖)의 패궐처(敗闕處) ; 부처와 조사의 허물된 곳. 불조득인증처(佛祖得人憎處 : 부처와 조사의 사람에게 미움받은 곳)라고도 한다.
[참고] 송담스님 (세등선원No.09)—병진년 동안거 결제중 법어(76.12.26)에서.
불조(佛祖)의 사람 미워한 곳이—부처님과 조사는 진즉 내가 나를 깨닫는 이 일대사(一大事)를 해결을 짓고 우리에게 그 길을 열어 주신 큰 은인이지마는 그 불조의 큰 허물이 하나가 있다. 그 허물이 무엇인가를 내가 나를 깨달음으로써 그 불조의 허물을 우리는 똑바로 깨닫게 된다 그말이여.
내가 나의 본참공안(本參公案)을 여지없이 타파(打破)하고 불조의 허물을 여지없이 꿰뚫어 보게 될 때에 우리는 반드시 선지식을 그때에 친견을 해서 단련을 받고, 깨닫고 난 뒤에 우리 공부 지어가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도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패궐처(敗闕處 실패·패할 패/모자람·잘못함·빠뜨림 궐/곳 처) ; ①허물과 모자란 부분. 잘못된 부분. ②살아온 과정. 행장(行狀, 사람이 죽은 뒤에 그 사람의 평생의 행적을 기록한 글)의 뜻.
*선지식(善知識) ; ①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인도하는 덕이 높은 스승. 수행에 도움이 되는 좋은 지도자. 훌륭한 지도자. 바르게 이끄는 사람. ②좋은 벗. 마음의 벗. 선우(善友).
*인가(印可 도장 인/옳을·인정할 가) ; 스승이 제자의 깨달음을 인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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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용화선원 : 송담스님」 '재생목록'에 들어가면 <송담스님 참선법 A~E>이 있습니다.
그리고 법문 블로그 「용화선원 법문듣기」 분류 '참선법 A,B,C,D,E'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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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