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일초직입여래지2020. 12. 25. 19:40

일초직입여래지(세등39)—(게송)黃鶯上樹一枝花~ | 육근을 통해 받아 들여지는 육식이 바로 진리를 깨닫게 하는 무상설법(無上說法) | 부처님과 조사 오도 기연 | 깨달음은 비약적인 것, 一超直入如來地, 그러므로 이 공부는 일분일초도 등한히 할 수 없다.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 ‘한 번 뛰어 여래(如來)의 경지에 바로 들어간다’

 

*여래(如來) : 부처님 10호(十號)의 하나。 범어 tathāgata의 역(譯)。 여(如)는 진여(眞如)의 뜻이니 곧 진여로부터 나타나 오신 각자(覺者)의 뜻。 또 여거여래(如去如來)의 뜻으로서 여여부동(如如不動)하게 사바세계에 오셔서 중생의 근기에 응하신 까닭에 여래(如來)라고 함。 금강경에는 좇아온 곳이 없고 또한 돌아갈 곳이 없으므로 여래라고 이름한다 했음.

 

[참고] 『증도가(證道歌)』 (영가永嘉 스님)에서.

覺卽了不施功  一切有爲法不同  住相布施生天福  猶如仰箭射虛空  勢力盡箭還墜  招得來生不如意

 

깨닫고 나면 공(功)을 베풀지 않으니 일체 유위법(有爲法)과 같지 않다. 상(相)에 머문 보시는 천상에 나는 복이나, 마치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 올라가는 힘이 다하면 화살은 다시 떨어지니, 내생(來生)에 뜻과 같지 않음을 초래하게 되리라.

 

爭似無爲實相門  一超直入如來地  但得本莫愁末  如淨琉璃貪寶月  我今解此如意珠  自利利他終不竭

 

어찌 무위(無爲)의 실상문에, 한 번 뛰어 여래의 경지에 바로 들어가는 것만 하겠는가. 다만 근본을 얻을지언정 지엽은 근심하지 말라. 마치 깨끗한 유리구슬 안에 보배 달을 머금은 것과 같네. 내, 이제 여의주를 아나니 나와 남을 이롭게 함에 마침내 다함이 없도다.

 

(14분 25초)

 

[법문] 송담스님(세등선원No.39)—1982(임술)년 하안거 결제 법어(82.04.17) (세등39)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요  백로하야천점설(白鷺下野千點雪)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야래풍우(夜來風雨)를 객문선(客聞先)헌데  춘산의구초당전(春山依舊草堂前)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황앵(黃鶯)이 상수(上樹)하니 일지화(一枝花)요,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야천점설(白鷺下野千點雪)이다. 흰 해오라기가 들에 내리니 천 점에 눈이더라.

 

야래풍우(夜來風雨)를 객문선(客聞先)인데, 밤새 오는 비바람 소리를 객(客)이 먼저 들었는데,

춘산의구초당전(春山依舊草堂前)이로구나. 봄 산은 옛을 의지해서 초당 앞에 서 있구나.

 

 

임술년 하안거 결제일을 맞이했습니다. 벌써 4월 17일 입하(入夏)가 지나서 뜰 앞, 뜰 뒤 산과 들은 바야흐로 연록(軟綠)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그 아름다운 꽃들도 지고 지금 모란꽃이 한창 피어 있습니다.

 

노란 꾀꼬리가 가지에 오르니 한 송이의 꽃이요, 흰 해오라기가 들에 내리니 천 점에 눈이다.

한 송이의 꽃, 노란 꾀꼬리 한 마리가 떠억 나뭇가지에 오르니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이다.

꾀꼬리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오를 때 한 가지의 아름다운 꽃이요. 산과 들과 방방곡곡 금수강산(錦繡江山)이 울긋불긋한 꽃과 잎이 비단에 수(繡)놓은 것처럼 이렇게 싱그럽고 아름답게 장엄(莊嚴)을 하고 있습니다.

 

범연(泛然)히 보면, 예사로 보면, 봄이 오니까 잎이 피고 꽃이 피고, 여름이 돌아오니까 이렇게 무성하게 잎이 모다 피어오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너무나 평범한 일이지만, 깨달은 눈으로 보면 이 평범한 현실이 입으로 설할 수 없고,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최고에 진리를 남음이 없이 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삼세제불(三世諸佛)과 역대조사(歷代祖師)가 눈을 통해서 보는 모든 색상, 귀를 통해서 듣는 모든 소리, 코를 통해서 맡는 모든 냄새, 혀를 통해서 맛보는 모든 맛, 몸을 통해서 느끼는 모든 감각, 뜻을 통해서 받아 들여지는 모든 의식이 바로 진리를 깨닫게 하는 무상설법(無上說法)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부처님은 납월팔일(臘月八日) 새벽 동천(東天)에 떠오르는 샛별을 보시고 견성성불(見性成佛)하셨고, 어떠한 도인(道人)은 복숭아꽃 피는 것을 보고 깨달으시기도 하고, 어떠한 도인은 물 흘러가는 것을 보고 깨닫기도 하고, 어떠한 도인은 닭 우는 소리를 듣고 확철대오(廓徹大悟) 하기도 하고, 어떠한 도인은 시장에서 장사꾼들이 멱살을 거머쥐고 서로 다투고 욕을 하는 그 소리를 듣고 깨달은 분도 있고. 우리도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확철대오를 할는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깨달을 때에 차츰차츰 알아 들어가 가지고 깨닫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의단, 꽉 맥혀서 알 수 없는 의단(疑團)만이 독로(獨露)해서 순일무잡(純一無雜)한 경계에 들어가서, 화두(話頭)를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화두가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만 나가고 있으면 언제 어느 찰나에 의단이 타파(打破)될런지를 알 수가 없어.

 

예를 들자면, 어느날 중대한 뉴스가 발표가 된다. 확실한 시간은 모르지만 오늘 중으로 무슨 중대한 발표가 있다.

이럴 때에 아침부터 라디오나 TV 다이알을 딱 맞춰 놓고, 언제 중대한 발표가 돌연히 발표가 될는지 모를 때에 딱 다이알을 맞춰 놓고 대기하고 있는 것처럼—벌써 다이알을 맞춰 놓지 아니한 채 있다가 지나가 버리면 중대한 발표를 듣지 못하는 거여.

 

언제 발표될지를 모를 때처럼 딱 다이알을 맞춰 놓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언제 어느 찰나에 깨달을런지를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본참화두(本參話頭)를 떠억 거각(擧却)하고 성성적적한 상태로 정진을 해 가야 하는 것이여.

 

번갯불 번쩍할 때에 그 번쩍 하는 그 찰나를 이용해서 바늘귀를 뀌듯이, 깨달음의 눈을 뜨는 그 장면은 마치 그와 같은 것이여.

점진적(漸進的)인 것이 아니고, 비약적(飛躍的)인 것이기 때문에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한번 뛰어서 여래(如來)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공부는 일분일초라도 등한히 놓아 지낼 수가 없는 것이여.

 

다른 공부는 시간을 맞춰서도 하고, 또 공부 아니할 때에는 만사를 다 잊어버리고 즐겁게 놀기도 하고, 먹고 잠도 자기도 하고, 사업이나 무슨 사무나 모든 것을 다 놔 버리고 훌쩍 떠나서 저 산이나 바다로 쉬러 가기도 하고, 그렇지만 우리의 공부는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밥을 먹을 때에도 화두를 들고 먹어야 하고, 세수를 할 때에도 화두를 들고 세수를 해야 하고, 똥을 눌 때에도 화두를 들고 똥을 눠야 하고, 몸이 아플 때에도 화두를 들고 꿍꿍 앓아야 하고, 속이 상할 때에도 화두를 들고 속을 상해야 하고.

다정한 사람이 죽어서 슬플 때에도 화두를 들고 슬퍼해야 하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속이 상할 때나 괴로울 때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아니하고 단 1초 동안이라도, 찰나 동안이라도 화두를 놔 버리면 그 사람은 진실한 수행인이라 할 수가 없습니다.(처음~14분42초)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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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송) ‘黃鶯上樹一枝花 白鷺下野千點雪’ ; 『오등회원(五燈會元)』 제15권 「奉先深禪師」 참고.

〇師曰 ‘古人道白鷺下田千點雪,黃鶯上樹一枝花’ 維那作麼生商量?

*(게송) ‘夜來風雨客聞先 春山依舊草堂前’ ; 『매천집』 (제3권) (매천 황현의 시문집) ‘復至文星齋’ 참고.

[참고] 『매천집(梅泉集)』 (제3권) - 시(詩) : 신축고(辛丑稿)

〇 다시 문성재에 이르러〔復至文星齋〕 (한국고전번역원, 박헌순 역)

夜來風雨客聞先 隔嶺思家轉杳然 已過頭番摘茶候 將蕪一畝種蔘田 老懷慣與同庚話 詩訣勤從後輩傳 世事十年驚百變 春山依舊草堂前

 

밤에 부는 비바람 소리 나그네가 먼저 듣고, 고개 너머 고향 집이 더욱 아득히 생각나네. 첫 찻잎 딸 시기는 이미 제철 지나갔고, 한 뙈기 인삼 밭은 장차 묵밭이 되어 가리.

늙은이 회포를 익숙하게 동갑 벗과 주고받고, 시 짓는 비결은 부지런히 후배에게 전해 주네. 세상일은 십 년 동안 백번이나 변했지만, 봄 산은 예전처럼 초당 앞에 우뚝하네.

*매천 황현(梅泉 黃玹 1855~1910) ; 전남 광양 출생. 한말의 시인, 문장가, 우국지사. 1910년 8월29일 한일합방의 치욕을 당하자, 절명시(絶命詩) 4편을 남기고 9월10일 음독 자결하였다.

*연록(軟綠 연할 연/초록빛 록) ; 연한 녹색. 연녹색. 연한 초록색(草綠色).

*금수강산(錦繡江山) ;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매우 아름다운 산천. 함경북도 북쪽 끝에서 제주도 남쪽 끝까지 3,000리가 되는 우리나라의 자연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장엄(莊嚴 엄숙할•삼가할•꾸밀 장/엄할•공경할•꾸밈 엄) ; ①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국토를 꾸미고, 훌륭한 공덕을 쌓아 몸을 장식하고, 향이나 꽃 따위를 부처님께 올려 장식하는 일.

②건립하는 것. 건립. 훌륭히 배치, 배열되어 있는 것. ③장식. 물건을 장식하는 것. 아름답게 장식함. 훌륭한 것. 엄숙하게 장식된 모양, 모습. 장식물.

*범연(泛然)히 ; ①두드러진 데가 없이 평범하게. ②특별한 관심이 없어 데면데면하게.

*삼세제불(三世諸佛) ; 삼세(三世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諸佛].

*역대조사(歷代祖師) ; 석가세존(釋迦世尊)으로부터 불법(佛法)을 받아 계승해 온 대대의 조사(祖師).

*무상설법(無上說法) ; 진리를 깨닫게 하는 최고의 가르침.

*납월팔일(臘月八日) ; 납월(臘月)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마지막 달을 이르는 말. 음력 12월 8일.

석가모니가 35세의 12월 8일 중인도 마갈타국 니련선하(尼連禪河)가에 있는 보리수 아래에서 샛별[明星]이 뜰 무렵 별을 보고 불도(佛道)를 이루던 날. 부처님의 성도일(成道日). 납팔(臘八)이라고 줄여 쓰기도 하고, 성도회(成道會) · 성도절(成道節) · 성도재일(成道齋日) 등이라고도 한다.

이 석가모니의 성도를 기념하기 위해 선원에서는 초하루부터 팔일 새벽까지 밤낮으로 잠을 자지 않고 용맹정진(勇猛精進)을 한다.

*샛별 ; 새벽별. 명성(明星).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금성(金星)’을 이르는 말. 새벽별, 태백성(太白星), 계명성(啓明星), 장경성(長庚星) 등이라고도 한다. 『보요경(普曜經)』에 따르면 석가모니(釋迦牟尼)께서 이 별이 돋을 때, 정각(正覺)을 이루었다고 한다.

*견성성불(見性成佛) ; 자신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性]을 꿰뚫어 보아[見] 깨달아 부처가 됨[成佛].

*도인(道人) ; ①불도(佛道)를 수행하여 깨달은 사람. ②불도(佛道)에 따라 수행하는 사람.

*'어떠한 도인(道人)은 복숭아꽃 피는 것을 보고 깨달으시기도 하고' ;

[참고]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제11권) (전등록 1, 김월운 옮김 | 동국역경원) p730.

福州靈雲志勤禪師本州長溪人也 初在潙山因桃華悟道 有偈曰 三十來年尋劍客 幾逢落葉幾抽枝 自從一見桃華後 直至如今更不疑 祐師覽偈詰其所悟與之符契 祐曰 從緣悟達永無退失 善自護持

 

복주(福州) 영운지근(靈雲志勤) 선사. 그는 본주(本州 : 福州)의 장계(長溪) 사람이니, 처음에 위산에 있다가 복사꽃을 보고서는 도를 깨닫고 게송을 지었다.

 

30년 동안 검(劍)을 찾던 나그네여. 몇 차례나 잎이 지고 가지가 돋았나.

스스로 복사꽃을 한 차례 본 뒤로는 지금에 이르도록 다시는 의심치 않네.

 

영우(靈祐)가 이 게송을 보고 그 깨달은 바를 따져서 서로 계합하였다. 영우가 말했다.

"인연 따라 깨달아 도달했으니, 영원히 물러나지 않으리니 잘 보호하여 간직하라"

 

*'어떠한 도인은 물 흘러가는 것을 보고 깨닫기도 하고' ;

[참고] 『선관책진(禪關策進)』 (운서주굉 스님 지음) 「제조고공절략(諸祖苦功節略 조사들의 공부법)」의 ‘이두촉주(以頭觸柱 머리를 기둥에 부딪치다)’에서.

中峰本禪師 侍高峰死關 晝夜精勤 困則以頭觸柱 一日 誦金剛經 至荷擔如來處 恍然開解 自謂所證未極 彌益勤苦 咨決無怠 及觀流水 乃大悟

評曰 自謂所證未極 故終至極處 今之以途路 爲到家者 衆矣 嗟夫

 

중봉본(中峰本) 선사는 사관(死關)에서 고봉(高峰) 화상을 모시고 주야로 정진하며 지내는데, 곤(困)하면 머리를 기둥에 부딪치곤 했다. 하루는 금강경을 외우다가 '하담여래처(荷擔如來處)'라는 대목에 이르러 환하게 개해(開解)하더니 스스로 말하기를 "증한 바가 아직 구경(究竟)이 아니다"하고 더욱 힘써 정진하여 부지런히 법을 묻고 결택하더니, 어느 날 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마침내 대오(大悟)하였다.

(평) 중봉선사는 스스로 '증한 바가 구경이 아니다'라 했으니, 그런 까닭으로 마침내 지극한 곳에 이르렀거늘 지금에 길위에 있으면서도 집에 이른 것으로 아는 자가 많으니 딱한 일이다.

 

*'어떠한 도인은 닭 우는 소리를 듣고 확철대오(廓徹大悟) 하기도 하고' ;

[참고] 서산대사(西山大師) ; (1520~1604) 조선의 스님. 평남 안주 출신. 법명은 휴정(休靜). 호는 청허(淸虛). 서산(西山)인 묘향산에 오래 머물러 서산(西山)이라고도 함.

9세에 어머니를, 10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안주 군수를 따라 한양에 가서 12세에 성균관에 입학함. 15세에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하고 동배(同輩) 여러 명과 함께 지리산을 유람하며 지내다 숭인(崇仁)의 설법을 듣고 남아 여러 경전을 정독하고 다시 부용 영관(芙蓉靈觀, 1485-1571)에게 3년 동안 지도를 받았다. 그 때 그의 나이 18세. 그 3년뒤 21세에 계(戒)를 받음.

 

그 후 명산 제찰(名山 諸剎)을 찾아다니면서 수도하다가, 어느 날 벗을 찾아 봉성(鳳城 : 南原)을 지나가다 우연히 낮닭 우는 소리를 듣고 크게 깨쳐 다음과 같이 게송을 지었다.

 

발백심비백(髮白心非白) 고인증누설(古人曾漏洩) 머리 세어도 마음 안 센다고 옛 사람 일찌기 일렀더구나.

금문일계성(今聞一鷄聲) 장부능사필(丈夫能事畢) 닭울음 한 소리 이제 듣고 나니 장부의 할 일을 다 마쳤도다.

홀득자가저(勿得自家底) 두두지차이(頭頭只此爾) 문득 자가 것을 깨닫고 나니 온갖 것이 다만 이뿐이로세.

천만금보장(千萬金寶藏) 원시일공지(元是一空紙) 팔만대장경도 본시는 한 장 빈 종이로세.

 

그 뒤로 관동(關東)의 명산을 두루 편답하니 그 때 나이가 30이었다.

 

1552년(명종 7)에 새로 부활된 승과(僧科)에 합격하여 대선(大選)이 되고, 3년 후에는 선교양종판사(禪敎兩宗判事)가 되었으나 2년 후에 그 직책을 사양하고 금강산 · 지리산 · 묘향산에서 수행함.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는 휴정을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에 임명하니, 그는 묘향산에서 나와 전국 승려들에게 총궐기하는 격문을 방방곡곡에 보내 승군(僧軍)을 평남 순안 법흥사(法興寺)에 집결시켜 여러 곳에서 큰 공을 세움.

 

임진왜란 7년 전쟁이 끝난 후 79세의 휴정은 그의 제자 유정(惟政)과 처영(處英)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묘향산으로 들어감. 그 뒤로도 금강산, 지리산, 묘향산 등지를 왕래하며 많은 제자를 이끌었다. 1604년(선조 37) 정월 23일에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서 입적함. 세수 85세, 선납(禪臘) 65.

 

그 날 아침 대사는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눈이 쌓인 길을 헤치고 남여(籃輿 : 주로 산길에 쓰이는 뚜껑이 없고 의자같이 된 가마)를 타고 여러 암자를 마지막으로 돌아보신 후 원적암으로 돌아와 손을 씻고 위의를 갖추고 불전에 분향한 다음 스스로 붓을 들고 조실(祖室)에 들어가서 그의 자화상에 이렇게 적었다. 즉

 

팔십 년 전 거시아(八十年前渠是我) 팔십 년 전에는 네가 내러니

팔십 년 후 아시거(八十年後我是渠) 팔십 년 뒤 오늘은 내가 너로다.

 

하고, 다시 임종게(臨終偈)로써 「千計萬思量  紅爐一點雪  泥牛水上行  大地虛空裂」

억천만 가지 온갖 생각들  불에 떨어진 흰눈 한 조각, 진흙 황소가 물 위로 가고  땅과 허공이 꺼져 버렸네.

 

이렇게 써놓고 고요히 앉아서 입적하였다.

저서 : 삼가귀감(三家龜鑑)·선가귀감(禪家龜鑑)·선교석(禪敎釋)·청허집(淸虛集)·운수단(雲水壇).

 

*확철대오(廓徹大悟) ; 내가 나를 깨달음. 내가 나의 면목(面目, 부처의 성품)을 깨달음.

*의단(疑團 의심할 의/덩어리 단) ; 공안(화두)에 대한 알 수 없는 의심(疑心)의 덩어리[團]. 

*독로(獨露 홀로·오로지 독/드러날 로) ; 홀로[獨] 드러나다[露].

*의단독로(疑團獨露 의심할 의/덩어리 단/홀로·오로지 독/드러날 로) ; 공안, 화두에 대한 알 수 없는 의심(疑心)의 덩어리[團]가 홀로[獨] 드러나다[露].

*순일무잡(純一無雜 순수할 순/하나 일/없을 무/섞일 잡) ; 대상 그 자체가 순일(純一)해 전혀 이질적인 잡것의 섞임[雜]이 없음[無].

*성성적적(惺惺寂寂) ; 온갖 번뇌 망상이 생멸하지 않고 마음이 고요[寂寂]하면서도 화두에 대한 의심이 또렷또렷[惺惺]한 상태.

*타파(打破) ; 화두의 생명은 의심입니다.

그 화두(話頭)에 대한 의심(疑心)을 관조(觀照)해 나가는 것, 알 수 없는 그리고 꽉 맥힌 의심으로 그 화두를 관조해 나감으로 해서 모든 번뇌와 망상과 사량심이 거기에서 끊어지는 것이고, 계속 그 의심을 관조해 나감으로 해서 더이상 그 의심이 간절할 수가 없고, 더이상 의심이 커질 수 없고, 더이상 깊을 수 없는 간절한 의심으로 내 가슴속이 가득차고, 온 세계가 가득 차는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지에 이르면 화두를 의식적으로 들지 않어도 저절로 들려져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밥을 먹을 때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똥을 눌 때에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차를 탈 때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이렇게 해서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들려진 단계. 심지어는 잠을 잘 때에는 꿈속에서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게끔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로 6, 7일이 지나면 어떠한 찰나(刹那)에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큰항아리에다가 물을 가뜩 담아놓고 그 항아리를 큰돌로 내려치면은 그 항아리가 바싹 깨지면서 물이 터져 나오듯이, 그렇게 화두를 타파(打破)하고, ‘참나’를 깨닫게 되고, 불교의 진리를 깨닫게 되고, 우주의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참선법 A’ 에서]

*본참화두(本參話頭) ; 본참공안(本參公案). 생사(生死)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타파해야 할 자기의 화두(공안)로써 자기가 믿어지는 바른 선지식으로부터 받아서 참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거각(擧却 들 거/어조사 각) ; 화두를 든다. ‘화두를 든다’ ‘화두를 거각한다’는 말은 자신의 본참화두를 들 때 알 수 없는 의심이 현전(現前)하면, 그 알 수 없는 의심을 성성하게 관조(觀照)하는 것이다.

[참고] 송담스님 세등선원(No.09)—병진년 동안거 결제중 법어(76.12.26)에서.

화두를 먼저 이마로 의심을 하지 말고, 이 화두를—호흡하는데 배꼽 밑[丹田]에 숨을 들어마시면은 배가 볼록해지고 숨을 내쉬면은 배가 홀쪽해지는데, 그 배가 빵빵해졌다 홀쪽해졌다 하는 거기에다가 화두를 들고 ‘이뭣고~?’ ‘알 수 없는 생각’ 관(觀)하는 그것이 화두를 드는 것이여.

*뀌다 ; ‘꿰다’의 사투리.

*점진적(漸進的 점점 점/나아갈 진/조사 적) ; ①점차로 조금씩 나아가는. ②점차로 조금씩 나아가는 것.

*비약적(飛躍的 날 비/뛸 약/조사 적) ; ①단계를 껑충 뛰어 아주 빠르고 눈부시게 발전, 향상하는. 정상적인 단계를 차례로 밟지 않는. ②단계를 껑충 뛰어 아주 빠르고 눈부시게 발전, 향상하는 것. 정상적인 단계를 차례로 밟지 않는 것.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 ‘한 번 뛰어 여래(如來)의 경지에 바로 들어간다’

*여래(如來) : 부처님 10호(十號)의 하나。 범어 tathāgata의 역(譯)。 여(如)는 진여(眞如)의 뜻이니 곧 진여로부터 나타나 오신 각자(覺者)의 뜻。 또 여거여래(如去如來)의 뜻으로서 여여부동(如如不動)하게 사바세계에 오셔서 중생의 근기에 응하신 까닭에 여래(如來)라고 함。 금강경에는 좇아온 곳이 없고 또한 돌아갈 곳이 없으므로 여래라고 이름한다 했음.

[참고] 『증도가(證道歌)』 (영가永嘉 스님)에서.

覺卽了不施功  一切有爲法不同  住相布施生天福  猶如仰箭射虛空  勢力盡箭還墜  招得來生不如意

 

깨닫고 나면 공(功)을 베풀지 않으니 일체 유위법(有爲法)과 같지 않다. 상(相)에 머문 보시는 천상에 나는 복이나, 마치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 올라가는 힘이 다하면 화살은 다시 떨어지니, 내생(來生)에 뜻과 같지 않음을 초래하게 되리라.

 

爭似無爲實相門  一超直入如來地  但得本莫愁末  如淨琉璃貪寶月  我今解此如意珠  自利利他終不竭

 

어찌 무위(無爲)의 실상문에, 한 번 뛰어 여래의 경지에 바로 들어가는 것만 하겠는가. 다만 근본을 얻을지언정 지엽은 근심하지 말라. 마치 깨끗한 유리구슬 안에 보배 달을 머금은 것과 같네. 내, 이제 여의주를 아나니 나와 남을 이롭게 함에 마침내 다함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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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선사, 송담스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모두 합하면 1600 개가 넘는 ‘(참선) 법문’이 있습니다.

용화선원에서는 그 중에서 몇 개의 법문을 선정해서 「참선법 A, B, C, D, E」라고 이름을 붙여, 처음 참선을 하시는 분들에게 이 「참선법 A, B, C, D, E」를 먼저 많이 듣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용화선원 : 송담스님」 '재생목록'에 들어가면 <송담스님 참선법 A~E>이 있습니다.

--->법문 블로그 「용화선원 법문듣기」 분류 '참선법 A,B,C,D,E'에 있습니다.

 

 

**전강선사, 송담스님 법문 전체(1600 여 개의 육성 법문)을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microSD 메모리카드에 저장하여 스마트폰에 장착하여 들으실 수 있게 용화선원에서는 이 microSD 메모리카드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문의 : 032 - 872 - 6061~4)

대중스님들께서 참선수행에 더욱 도움이 되고자 선정(추천)한 법문목록도 함께 보급합니다.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