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삼륜공적2018. 4. 7. 22:19

*삼륜공적(三輪空寂 석 삼/굴릴·전할 륜/빌 공/고요할 적) ; 보시의 3가지 요소, 보시하는 사람[施者] · 보시 받는 사람[受者] · 보시한 물건[施物]의 실체가 공적(空寂)하다는 이치. 이 이치를 깨달아서 어떠한 상(相)도 없이 하는 이상적인 보시가 실현된다. 삼륜체공(三輪體空),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고도 한다.

‘내가’ ‘무엇을’ ‘누구에게 베풀었다’라는 상(相)에 머뭄[住]이 없는[無] 보시인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와 통한다.

 

(12분 40초)

 

[법문] 송담스님(No.232)—84년 동안거해제 법어(84.02.16)(용232)

 

경전에는 ‘삼아승지겁(三阿僧祇劫)을 닦아서 오십오위(五十五位) 점차(漸次)를 거쳐서 등각(等覺), 묘각(妙覺)을 갖다가 성취를 한다’ 그러는데,

삼아승지겁이라고 하는 것은 일아승지겁만 해도 몇억만 년인데, 삼아승지겁이면 얼마나 많은 천문학적 숫자로도 비유할 수가 없는 그런 긴 세월인데,

 

무엇을 삼아승지겁에다 비유했냐 하면 우리 그 중생심, 중생의 끊임없이—육진(六塵) · 육근(六根) · 육식(六識), 이 십팔계라고도 하는데,

그것을 통해서 일어났다 꺼졌다 하는 중생의 선(善) · 악(惡) · 무기(無記), 삼성(三性)의 생멸식이 그 고비 고비가 바로 삼아승지겁에다가 비유를 한 것입니다.

 

한 생각 일어나는 것을 단속(團束)을 하고, 또 한 생각 일어나는 것을 단속을 하고, 단속하면은 그 단속하는 그 생각에서 또 생각이 일어나고, 좋은 생각이 일어나도 그렇고, 좋지 않은 생각이 일어나도 마찬가지고,

수 없는 생각, 하루에면 몇천만 가지 생각이 일어나는데, 한 생각 속에 그놈을 더 미세하게 관찰을 하면 ‘한 생각’ 속에 구백생멸(九百生滅)이 들어있다 그말이여.

 

그러니 일생 동안에 우리의 일어났다 꺼졌다 하는 그 생멸심(生滅心)을 무슨 전산기나 무슨 특별장치를 해서 그것을 갖다가 기록을 해서 그놈을 확대해 놓고 보면 정말 삼아승지겁이라고 표현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들을 단속을 하지 아니하고 방치해 두고, 또 일어나는 그 생각 따라서 자기도 같이 장단을 치고 춤을 추고, 생각으로 입으로 몸으로 놀아나서 업(業)을 짓게 되면 그것이 무량겁 생사윤회(生死輪廻)가 되는데.

 

무량겁을 육도윤회를 하면서 생사윤회를 하는데—천당에 갔다 지옥에 갔다, 축생이 되었다 사람이 되었다, 사람이 되어도 빈부귀천 남녀노소로, 쪼끔 좋았다 나빴다, 울었다 슬펐다, 성냈다 풀어졌다, 괴로웠다 즐거웠다, 그 많은 생사유전(生死流轉), 그것이 무량겁으로 연속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무량겁을 두고 오늘날까지 그렇게 해 왔습니다. 또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 갈 것입니다. 다행이 우리는 불법을 만났고, 이 최상승법을 만났기 때문에...

 

그 아무 힘 안 들이고 일어났다 꺼졌다 하는 그 생각—근원이 무엇인 줄도 모르고, 왜 그런 것들이 일어나는 가도 모르고—그 일어나는 그 생각에 자기도 덩달아서 휩쓸려서 넘어가면서 고락(苦樂) 속에서 곤두박질을 치고 있는데,

그 원인이 온전히 자기한테 있는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 전부 다른 사람에게 그 책임을 전가(轉嫁)를 시킵니다.

그래 가지고 크나 작으나 남을 원망합니다. 남에게 그 허물을 뒤집어씌우고,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웬수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잘해 주어도 웬수가 되고, 더군다나 못해 주면 더 큰 웬수가 되고.

잘해 주면 은인이 되어야 할 텐데, 잘해 주면 반드시 그 사람이 결국은 웬수가 됩니다. 못해 주면 당장 그 자리에서 웬수가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잘해 주는데 왜 웬수가 되느냐 그말이여?

처음에는 좀 ‘고맙다’ 그러지만, 결국은 그렇게 해서 맺어진 인연이 나중에는 웬수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웬수는 친한 데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부처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조그만한 은혜도 남이 나한테 은혜를 베풀어 준 것은 아무리 조그만한 것이라도 평생 동안 잊지 말고, 아무리 큰 웬수라도 즉시 잊어 버려라’ 이렇게 고인은 말씀하신 바도 있지만,

 

남이 나한테 은혜를 베풀어 주되 나는 화두(話頭)를 들고, 화두를 듦으로써 그 사람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남이 나에게 섭섭하게 하고, 남이 나에게 해를 끼친다 하더라도 화두를 듦으로써 그 사람이 나한테 해롭게 한 보답으로 삼는다면 그것이 바로 생사윤회에서 벗어나는 가장 현명한 길인 것입니다.

 

그 말은 어찌 생각해 보면 현실에 맞지 않는 말같이 생각이 될는지도 모릅니다.

 

‘왜 남이 나한테 잘못하면 즉각 방어를 해야 하고 대처를 해서 나를 해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고, 또 남이 나에게 은혜를 베풀면 그 고마운 보답으로 물심양면으로 그 은혜를 갚으면서 살아야지,

어찌 남이 나를 해친다고 해서 화두만 들고 가만히 그것을 다 당할 수가 있으며, 또 남이 나에게 물심양면으로 은혜를 베풀었을 때에는 그것을 반드시 보답을 해야지, 화두만 들고 다 똑똑 따먹고 있을 수가 있느냐? 이건 현실적으로 안 맞는 소리다’

 

‘출가해서 머리를 깎고 도를 닦는 스님네라면 삼륜(三輪)이 공적(空寂)해서—보시하는 것이나, 보시하는 물건이나, 받는 사람이 모두가 공적(空寂), 무심(無心)해 버리면 그것이 바로 청정(淸淨)한 것인데,

스님네는 혹 그럴 수가 있다 하지만, 세속에서 사는 사람이 어떻게 화두만 들고 그렇게 한다면 다른 사람이 볼 때 미쳤다고 하거나 모자란다고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영 똑똑 따먹고 다시는 보답하는 법이 없으면은 그 사람은 아주 숭악한 욕심쟁이라고 할 것이 아니겠느냐?’

 

또 현실적으로 보면 그런 점도 있습니다.

있으나, 화두를 드는 마음으로 또 물질적으로 보답을 할 때는 하고, 또 상대방이 나를 해(害)를 치면 지혜롭게 방어를 하되, 웬수의 마음을 가지고 복수심에 불타는 마음으로 대처를 하지 말고, 그 상대방이 나를 해를 가하되, 퍼뜩 화두를 들고서 먼저 이성에 입각해서 대처를 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화두를 놓쳐 버리면 감정에 떨어져 버리니까,

화두를 한 번 탁! 챙길 수 있는 여유만 있어도 우선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아니하고, 자기의 중심을 찾고서 모든 사리를 판단하게 되고 처리하게 되니까, 그리만 되어도 얼마나 훌륭한 일이며, 얼마나 지성인다우며, 얼마나 부처님 제자다우냐 이것입니다.

 

말은 쑥떡같이 해도 듣기를 참! 진수성찬으로 잘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옳게 일러 주어도 사사건건이 삐뚤어지게 받아들이고 이상하게 해석을 붙이면 그건 어리석은 사람인 것입니다.

 

지혜 있는 사람은 어리석은 질문을 하되 현명한 답을 하게 되고, 어리석은 사람은 현명한 질문을 하되 어리석게 답을 하게 됩니다.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강 조실 스님 법문을 듣고 또 이 산승이 이렇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듣기를 잘 들으셔야 합니다. 듣기를 잘 들어야 그것이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도를 닦아 가는데 좋은 채찍이 되고 밑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잘못 들으면, 이것이 자기의 분별심과 번뇌의 불에 섶을 얹히는, 가하는 격이 되고 말 것입니다.(36분38초~49분18초)

 

 

 

 

 

[참고] 『금강삼매경통종기(金剛三昧經通宗記)』 (제3권) (無相法品第二之下)

如人修施 以能施所施 及受施者 爲三輪 此三輪空寂 名無相無爲 是到彼岸 若三輪不空 則因果不忘 如輪之迴轉 是世間有爲法矣

 

어떤 사람이 보시를 닦을 때, 보시하는 주체와 보시물 그리고 보시를 받는 사람 등을 삼륜(三輪)이라 하고, 이 삼륜이 공적한 이치를 무상(無相) · 무위(無爲)라 하며 이것이 ‘피안에 도달한다[到彼岸]’는 뜻이다.

만일 삼륜이 공적하지 않다면 보시의 인과관계를 잊지 못하여 마치 바퀴가 회전하듯이 이어질 것이니, 이는 세간의 유위법(有爲法)이다.

 

[참고]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 (제75권) (初分淨道品第二十一之一)

若菩薩摩訶薩行布施時三輪淸淨 一者 不執我爲施者 二者 不執彼爲受者 三者 不著施及施果 是爲菩薩摩訶薩行布施時三輪淸淨

 

보살이 보시를 행할 때 삼륜이 청정해야 한다. 첫째, 보시를 하는 주체로서의 내가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둘째, 보시를 받는 사람으로서의 상대방이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며, 셋째, 보시하는 물건과 보시의 과보에 대해 집착하지 말아야 하니, 이것을 보살이 보시를 행할 때 삼륜이 청정한 것이라 한다.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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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아승지겁(三阿僧祇劫) ; 보살(菩薩)이 발심(發心)한 뒤 수행을 완성하여 부처가 될 때까지의 수행의 기간. 이 수행의 기간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삼아승지겁(三阿僧祇劫)’이라 한다. 삼(三)+아승지(阿僧祇)+겁(劫).

아승지(阿僧祇)는 산스크리트어 asanga, asaṃkhya를 음역(音譯)한 말. 무수(無數) · 무량수(無量數) · 무앙수(無央數)로 한역(漢譯)하고, ‘헤아릴 수 없는 큰 수’를 의미. 겁(劫)은 인도에서의 가장 긴 시간 단위. 무한히 긴 시간.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시간을 말함.

 

세 부분으로 나눈 수행의 기간은 경론(經論)마다 설이 일정하지 않다. 보살의 50계위를 3기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나누기도 한다.

①제1아승지겁 : 10신(信) · 10주(住) · 10행(行) · 10회향(回向)의 40위(位).

②제2아승지겁 : 10지(地) 가운데 초지(初地 환희지)부터 7지(地)까지.

③제3아승지겁 : 8지(地 부동지)부터 10지(地 법운지)까지.

*오십오위(五十五位) ; 처음 건혜지(乾慧地)를 지나 십신(十信) · 십주(十住) · 십행(十行) · 십회향(十廻向) · 사가행(四加行) · 십지(十地)를 하나하나 거쳐서 올라가야 성불하게 된다는 말.

*점차(漸次) ; 시간이나 차례에 따라 조금씩.

*등각(等覺) ; ①등정각(等正覺), 금강심(金剛心), 일생보처(一生補處), 유상사(有上士). 보살의 지극한 지위이지만 지금부터 묘각(妙覺)의 불과(佛果)를 얻으려는 지위. 불과(佛果)를 얻을 수 있는 지위. 부처님의 깨달음과 거의 같은 깨달음이라는 뜻.

②부처의 다른 이름. 모든 부처님의 깨달음이 평등하다는 뜻. 평등각(平等覺).

*묘각(妙覺) ; ①부처님의 불가사의 무상(無上)의 깨달음. 절묘한 깨달음. 깨달음 그 자체. 구경각(究竟覺).

②보살이 십지(十地), 등각(等覺)의 수행을 마치고 마침내 부처님의 과위(果位)를 얻는 것. 스스로의 깨달음과 남을 깨닫게 하는 자각(自覺)과 각타(覺他)의 각행(覺行)이 원만하며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것을 말한다.

*삼성(三性) ; 모든 현상의 성질을 윤리적 측면에서 선(善), 악(惡), 무기(無記)로 나눈 것.

①선(善) ; 산스크리트어 kuśala 올바르고 청정하여 현재와 미래에 걸쳐 자신과 남에게 이익이 됨. 궁극적인 진리에 따름.

②악(惡) ; 산스크리트어 pāpa 올바르지도 청정하지도 않아 현재와 미래에 걸쳐 자신과 남에게 해가 됨. 궁극적인 진리에 따르지 않음.

③무기(無記) ; 산스크리트어 avyākṛta 선도 악도 아닌 것. 또는 그러한 마음 상태.

*단속(團束) ; ①주의를 기울여 다그쳐 보살핌. ②규칙, 법령, 명령 등을 어기지 않게 통제함.

*구백생멸(九百生滅) ; 9백번 생겨나고 멸하는 것. 이것은 1소찰나(一小刹那) 동안에 생멸하는 숫자를 나타낸 것이다.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佛說仁王般若波羅蜜經)』에 (제2 관공품觀空品) '九十刹那爲一念 一念中一刹那經九百生滅' '90찰나가 한 생각[一念]이 되고, 한 생각 가운데 1찰나에 구백생멸이 지난다'

『인왕경소(仁王經疏) 상권(末)』에 (신라 때 원측圓測 지음) ‘以九十小刹那成一大念 一大念中一小刹那 復有九百生滅... 若生滅合論 卽有九百生滅 別論卽有一千八百’ ‘90소찰나(小刹那)는 1대념(大念)을 이루고, 1대념에 속하는 1소찰나에는 다시 9백생멸이 있다. ... 생멸을 합해서 논하면 9백생멸이 있는 것이고 따로 논하면 천팔백번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생멸심(生滅心) ; 변화 동요하여 그치지 않는 마음.

*업(業) ; (산스크리트어:karma카르마) ; ①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행위와 말과 생각, 일체의 행위.

②행위와 말과 생각이 남기는 잠재력. 과보를 초래하는 잠재력.

③선악(善惡)의 행위에 따라 받는 고락(苦樂)의 과보(果報).

④좋지 않은 결과의 원인이 되는 악한 행위. 무명(無明)으로 일으키는 행위.

⑤어떠한 결과를 일으키는 원인이나 조건이 되는 작용. 과거에서 미래로 존속하는 세력.

*생사윤회(生死輪廻 날 생/죽을 사/바퀴 윤/빙빙돌 회) : 사람이 어리석음[無明]으로 인한 번뇌와 업에 의하여 삼계육도(三界六道)에서 났다가[生] 죽고[死] 났다가 죽는 것이 바퀴[輪]가 돌듯이[廻] 반복함. 육도윤회(六途輪廻).

*생사유전(生死流轉) ; 중생이 불교의 근본 원리에 통달하지 못하여 죽음과 삶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일.

*전가(轉嫁 돌릴 전/떠넘길 가) ; 잘못이나 책임 등을 남에게 떠넘겨 덮어씌움.

*화두(話頭) : 또는 공안(公案) • 고측(古則)이라고도 한다. 선종(禪宗)에서 참선 수행자에게 참구하는 과제로 주어지는 지극한 이치를 표시하는 조사의 언구(言句)나 문답이나 동작. 참선 공부하는 이들은 이것을 참구하여, 올바르게 간단없이 의심을 일으켜 가면 필경 깨치게 되는 것이다.

*무심(無心) ; ①아무런 생각이나 감정이 없음. ②세속적인 욕망이나 가치 판단에서 벗어난 마음 상태.

*청정(清淨 맑을 청, 깨끗할 정) ; 허물이나 번뇌가 없이 깨끗함.

*숭악하다 ; ‘속이 응큼하다(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엉뚱한 욕심을 품고 있거나 음흉陰凶하다)’ ‘흉악凶惡하다(성격, 언행이 모질고 악랄하다)’의 사투리.

* ; 잎이 붙어 있는 땔나무나 잡목의 잔가지, 잡풀 따위를 말린 땔나무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