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이 안됩니다 ; 처음부터 참선이 순일무잡하게 잘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왜 안되느냐 하면 무량겁을 업(業)을 짓고 업을 받으면서 끝없는 생사윤회의 흐름 속에 살아오다가 ‘이뭣고?’[자신의 본참화두]를 들고 참구해서 그 흐름을 거슬러 생사윤회의 수레바퀴를 꺼꾸로 돌려 가지고 근본의 우리 진여불성(眞如佛性) 자리로 돌아가려 하니까 힘이 들고 어려운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힘이 들고 어렵지마는, 생사윤회의 고해(苦海)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는 부처님과 역대조사의 법문(法門)을 믿고 참선 공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바른 자세와 호흡 그리고 여법하게 화두를 들고 참구를 계속해서 하다 보면 결국은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들어지고, 망상을 물리치려 안 해도 저절로 망상이 안 일어나, 성성적적(惺惺寂寂)하고 순일무잡하게 될 때가 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생사윤회를 파(破)하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신심 · 분심 · 의심의 삼요(三要)를 갖추어 불방일(不放逸)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불방일(不放逸) ; ①방일(放逸 거리낌없이 제멋대로 마음 놓고 지냄) · 해태(懈怠 게으름)하지 않은 것. ②온갖 선법(善法)을 닦는 것. ③능히 마음을 수호하는 것. ④참선하는 사람은 일체처 일체시에 항상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 화두를 드는 것이 바로 불방일(不放逸).

 

(3분 35초)

 

[법문] 송담스님(No.524)—94년 동안거결제 중 보살선방에서 하신 법문(94.02.06)(용524)

 

‘왜 이렇게 참선(參禪)이 안되는지 답답하다. 도대체 될 건지 안될 건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공부가 잘될까?’ 이건 정진하려고 애쓴 사람에게는 누구나 이러한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입니다.

 

처음부터서 모든 것이 잘되어서 순일무잡(純一無雜)하게 잘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안된다'고 답답하고 한심스럽고 원망스러운—공연히 부처님을 원망하고, 모다 조주 스님을 원망하고, 조사(祖師)를 원망하고, 심지어는 이 세상에 나를 낳아 준 부모가 원망스럽고, 이런 생각하다 보면 한이 없습니다.

 

안되는 것은 당연해.

왜 그러냐 하면 무량겁을 업(業)을 지어서 업을 받고 또 업을 지어서 업을 받으면서, 물 흘러가듯이 이렇게 생사윤회(生死輪迴)의 흐름 속에 살아오다가 ‘이뭣고?’를 챙긴 것은 그 흐름을 거스르는 거여. 거슬러 가지고 그 뿌리로 돌아가려는 운동이거든 이게. 그러니까 힘이 들 수 밖에 없어.

 

먹고 싶은 대로 먹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 업(業)으로 인해서 새로운 과보를 받아서 또 그렇게 살아가면—울다가 웃다가, 좋아하다가 괴로워하다가 그렇게 그냥 살아가면 별일이 없어.

지옥에 가면 지옥고(地獄苦)를 받고, 천당에 가면 천상락(天上樂)을 받고, 지은 업대로 받으면 그냥 별일이 아닌데.

 

이것을 우리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이렇게 해서 영원히 생사윤회를 해 가지고서는 끝이 없으니까 이 생사윤회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 가지고 근본의 우리의 진여불성(眞如佛性) 자리로 돌아가려 하니까 힘이 들고 어려운 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여.

힘이 들고 어렵지마는, 이것을 해야만 영원한 생사윤회의 고해(苦海)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이러한 부처님의 법문(法門)을 믿고 조사의 법문을 믿고서 우리가 참선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말이여.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바른 자세와 바른 호흡으로 그리고 여법(如法)하게 화두(話頭)를 들고 참구(參究)를 하다 보면, 계속해서 하다 보면 결국은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들어지고, 망상(妄想)을 물리치려고 안 해도 저절로 망상이 일어나지 않고 해서 성성적적(惺惺寂寂)하고 순일무잡하게 될 때가 오는 것이다 그말이여.

 

이것은 본인이 그런 신심(信心)과 분심(憤心)과 중단하지 않고 게으름부리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이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거거든.

 

'앞으로 잘될 거냐 안될 거냐? 내가 견성을 할 거냐 못 할 거냐? 확철대오를 하냐 안 하냐?' 그런 것을 지금 따지고 앉았을 시간이 없다 그말이여.(19분39초~23분12초)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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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參禪) ; ①선(禪)의 수행을 하는 것. ②내가 나를 깨달아서 자신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을 꿰뚫어봐 이 생사 속에서 영원한 진리와 하나가 되어서 생사에 자유자재한 그러한 경지에 들어가는 수행. 자신의 본성을 간파하기 위해 하는 수행.

*순일무잡(純一無雜 순수할 순/하나 일/없을 무/섞일 잡) ; 대상 그 자체가 순일(純一)해 전혀 이질적인 잡것의 섞임[雜]이 없음[無].

*조사(祖師) : 부처님의 바른 종지(宗旨) 곧 조사선법(祖師禪法)을 전하는 스승을 말함이니 종사(宗師)와 같다.

*무량겁(無量劫 없을 무/헤아릴 량/가장 긴 시간 겁) ; 헤아릴[量] 수 없는[無] 오랜 시간[劫]이나 끝이 없는 시간. 劫과 刧는 동자(同字).

*업(業) ; 업(業)은 행위(行爲)이다. 우리의 행위, 행동에 의해 일어나는 일종의 세력(勢力) 또는 형성력(形成力)을 말한다. 그리고 이 세력에 의해 하나의 행위는 반드시 그 때가 이르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〇업의 종류 ; (1)중생이 행하는 모든 행위를 신구의(身口意)로 나누어, ①몸으로 행하는 모든 행위를 신업(身業) ②입(口)을 통해 말로 하는 행위를 구업(口業) ③생각으로 짓는 모든 것을 의업(意業)이라 한다.

이 3가지 업(業)을 신·구·의 삼업(三業)이라 하는데, 삼업(三業)은 결국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우리의 일상생활’이다

(2)업에 의하여 과보(果報)를 받는 시기에 따라 ①금생(今生 : 지금 살고 있는 생)에 업을 지어 금생에 과보를 받는 순현업(順現業) ②금생에 업을 지어 다음 생에 받는 순생업(順生業) ③금생에 업을 지어 삼생(三生) 후에 받는 순후업(順後業)이 있다.

위의 삼시업(三時業)은 갚음을 받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업(定業)이라 하고, 여기에 대해서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을 부정업(不定業)이라 한다.

(3)업의 성질(性質)에 따라 ①선심(善心)에 의해서 일어나는 선업(善業)과, ②악심(惡心)에 의해서 일어나는 불선업(不善業, 악업(惡業))과, ③선악(善惡) 어떤 것도 아닌 무기심(無記心)에 의해서 일어나는 무기업(無記業)의 셋을 삼성업(三性業)이라고 한다. 그 과보도 선업은 좋은 과보를 받고, 악업은 고(苦)의 과보를 받는다.

*생사윤회(生死輪廻 날 생/죽을 사/바퀴 윤/빙빙돌 회) ; 육도윤회(六途輪廻). 선악(善惡)의 응보(應報)로 육도(六途—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고락(苦樂)을 받으면서 죽음과 삶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이뭣고(是甚麼 시심마) : ‘이뭣고? 화두’는 천칠백 화두 중에 가장 근원적인 화두라고 할 수 있다. 육근(六根) • 육식(六識)을 통해 일어나는 모든 생각에 즉해서 ‘이뭣고?’하고 그 생각 일어나는 당처(當處 어떤 일이 일어난 그 자리)를 찾는 것이다.

표준말로 하면은 ‘이것이 무엇인고?’ 이 말을 경상도 사투리로 하면은 ‘이뭣고?(이뭐꼬)’.

‘이것이 무엇인고?’는 일곱 자(字)지만, 경상도 사투리로 하면 ‘이, 뭣, 고’ 석 자(字)이다. ‘이뭣고?(이뭐꼬)'는 '사투리'지만 말이 간단하고 그러면서 그 뜻은 그 속에 다 들어있기 때문에, 참선(參禪)을 하는 데에 있어서 경상도 사투리를 이용을 해 왔다.

*진여불성(眞如佛性) ; 진여(眞如)인 불성(佛性).

*진여(眞如) ; ①차별을 떠난,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 ②궁극적인 진리. ③모든 분별과 대립이 소멸된 마음 상태. 깨달음의 지혜. 부처의 성품. ④중생이 본디 갖추고 있는 청정한 성품. 

*불성(佛性) ; ①모든 중생이 본디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 부처가 될 수 있는 소질·가능성. ②부처 그 자체. 깨달음 그 자체.

*고해(苦海) ; 중생이 태어나서 죽어 윤회하는 영역으로서의 세 개의 세계, 삼계(三界 : 욕계欲界 · 색계色界 · 무색계無色界)에서 생사의 괴로움이 무한하므로 바다에 비유함.

*법문(法門 부처님의 가르침 법/문 문) ; 불법(佛法)을 문(門)에 비유한 말.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으로 하여금 나고 죽는 고통 세계를 벗어나, 열반(涅槃)에 들게 하는 문(門)이므로 이렇게 이름.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르는 말. 진리에 이르는 문.

*화두(話頭) : 또는 공안(公案) • 고측(古則)이라고도 한다. 선종(禪宗)에서 참선 수행자에게 참구하는 과제로 주어지는 지극한 이치를 표시하는 조사의 언구(言句)나 문답이나 동작. 참선 공부하는 이들은 이것을 참구하여, 올바르게 간단없이 의심을 일으켜 가면 필경 깨치게 되는 것이다.

*여법(如法 같을·같게 할·따를·좇을 여/ 부처님의 가르침·불도佛道 법) ;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음.

*참구(參究 헤아릴 참/궁구할 구) ; ①다못 알 수 없는 의심(疑心)으로 본참화두를 드는 것. ②선지식의 지도 아래 참선하여 화두(공안)을 꿰뚫어 밝히기 위해 집중함. 화두 의심을 깨뜨리기 위해 거기에 몰입함.

*망상(妄想 망령될 망/생각 상) ; ①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는 것으로 상정하고 집착하는 의식의 작용. 분별(分別), 망상분별(妄想分別), 허망분별(虛妄分別), 망상전도(妄想顚倒) 등으로도 한역한다. ②이치에 맞지 아니한 망령(妄靈)된 생각[想]을 함, 또는 그 생각. 잘못된 생각. 진실하지 않은 것을 진실하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

*성성적적(惺惺寂寂) ; 온갖 번뇌 망상이 생멸하지 않고 마음이 고요[寂寂]하면서도 화두에 대한 의심이 또렷또렷[惺惺]한 상태.

*신심(信心) : ①‘내가 바로 부처다’ 따라서 부처는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요, 일체처 일체시에 언제나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주인공, 이 소소영령(昭昭靈靈)한 바로 이놈에 즉해서 화두를 거각(擧却)함으로써 거기에서 자성불(自性佛)을 철견을 해야 한다는 믿음.

②‘올바르게 열심히 참선을 하면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믿음. 진리에 대한 확신.

③‘내가 바로 부처다’라는 믿음. 그러기 때문에 ‘끊어야 할 생사도 없고, 버려야 할 번뇌도 없다’고 하는 믿음.

④일체처 일체시에 자신의 본참공안(本參公案)으로 자가철주(自家鐵柱)를 세워 ‘이것 밖에는 내가 할 것이 없다! 오직 이것만이 내가 바로 살아가는 길이고 나의 생사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고 이것만이 영원을 살아가는 길이다!’라고 하는 철저하고 확실한 믿음.

*분심(憤心) : 억울하고 원통하여 분한 마음.

과거에 모든 부처님과 도인들은 진즉 확철대오를 해서 중생 제도를 하고 계시는데, 나는 왜 여태까지 일대사를 해결 못하고 생사윤회를 하고 있는가. 내가 이래 가지고 어찌 방일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속에서부터 넘쳐 흐르는 대분심이 있어야. 분심이 있어야 용기가 나는 것이다.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