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화상시중(蒙山和尙示衆—몽산화상이 대중에게 보이심) (No.539)
*몽산화상시중(蒙山和尙示衆—몽산화상이 대중에게 보이심)
〇若有來此(약유내차)하야 同甘寂寥者(동감적료자)인댄 捨此世緣(사차세연)하며 除去執着(제거집착) 顚倒(전도)하고 眞實爲生死大事(진실위생사대사)하야 肯順菴中規矩(긍순암중규구)하야 截斷人事(절단인사)하고 隨緣受用(수연수용)호대 除三更外(제삼경외)에 不許睡眠(불허수면)하며 不許出街(불허출가)하며 不許赴請(불허부청)하며 未有發明(미유발명)이어든 不許看讀(불허간독)하며 非公界請(비공계청)이어든 不許閱經(불허열경)이니
만약 이에 와 고요함을 같이 즐기려는 이는, 이 세상 인연을 다 여의며 제 고집과 애착과 모든 거꾸러진 생각을 다 버리고, 참으로 생사의 큰일을 위하야 절의 규칙을 잘 지키고 인사(人事)를 끊고 먹고 입는 것을 되어가는 대로 하되, 밤 삼경 외에는 자지 말고 거리에도 나가지 말며 오라는 데도 가지 말고 깨치기 전에는 글도 읽지 말며 예식 때가 아니거든 경도 보지 말지니
如法下三年工夫(여법하삼년공부)호대 若不見性通宗(약불견성통종)인댄 山僧(산승)이 替爾(체이)하야 入地獄(입지옥)호리라
법다이 삼 년 동안 공부해 만약 견성하여 종지(宗旨)를 통달하지 못하면, 산승(山僧)이 너희들을 대신하여 지옥에 들어가리라. [참고] 『몽산법어』 (용화선원刊) p97-99. (가로판 p95-97)
(4분 48초)
[법문] 송담스님(No.539)—94년(갑술년) 동안거결제 백일기도 입재(94.11.17)(용539)
오늘은 결제일이기 때문에 불가불 우리 선방에서 방부(房付)를 들이고 정진을 하는 분에게 몽산법어(蒙山法語)의 한 편을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약유내차(若有來此)하야 동감적요(同甘寂寥)인댄, 여기에 모두 와 가지고 같이 참선 정진을 하기 위해서 왔을진대는,
사차세연(捨此世緣)하며, 세속 인연을 다 버려 버려. 다 놔 버려야 한다 그말이여. 이 도량에 와 가지고 다른 걱정, 나라 걱정, 정치 걱정, 경제 걱정, 집안 걱정 다 놔 버려야 하는 거야. 제거집착전도(除去執着顚倒)하야, 집착심과 잘못된 모든 생각을 쏴악 다 제거해 버리고.
진실위생사대사(眞實爲生死大事)하야, 정말로 생사대사(生死大事) 일대사(一大事)를 위해서, 긍순암중규구(肯順菴中規矩)하야, 그 선원의 청규(淸規)를 자발적으로 솔선해서 잘 순응해야 한다 그말이여.
절단인사(截斷人事)하고, 인사로 왔다갔다 하는 그것을 아주 끊어버려야 해. 그래서 일체 편지 왕래도 하지 말 것이며 전화 왕래도 하지 말 것이며, 일단 선원에 방부를 들이면은 그러한 마음 자세를 가지고 터억 해 가야 할 것이다 그말이여.
수연수용(隨緣受用)허되, 먹고 입고 자고 하는 이 모든 수용(受用)은 되는 대로 인연 따라서, 밥이 오면 밥을 먹고, 죽이 오면 죽을 먹고, 찰밥이 나오면 찰밥을 먹고, 국수가 나오면 국수를 먹고, 밥이 때로는 될 때도 있고 질 때도 있고, 반찬이 입에 맞기도 하고 안 맞기도 하고, 짜기도 하고 싱겁기도 하고 할 것이나, 되는 대로 그 끼니 한 끼니를,
이것은 수차수식(須此受食)이 단료형고(但療形枯)요 위성도업(爲成道業)이 응수차식(應受此食)이라. 이 밥이 이 몸뚱이 마른 것을 막어 가지고 도업(道業)을 성취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라면 잘 씹으면서 ‘이뭣고?’하는 그 의단(疑團)이 고대로 독로(獨露)한 상태에서 오십 번, 백번 입안에서 미음(米飮)이 되도록 씹으라 그말이여.
제삼경외(除三更外)에는 불허수면(不許睡眠)이여. 9시에 자서 3시에 일어나는데, 그 지정된 수면 시간 외에는 자지를 말고. 불허출가(不許出街)하며, 일주문(一柱門) 밖에 나가지 말며, 밖에서 공양 청장(請狀)이 오거나 그러더라도 그런 데에 나아가지 말라.
미유발명(未有發明)이어든, 공안(公案)을 타파(打破)해서 확철대오(廓徹大悟) 하기 전까지는 경이나 어록이나 일체 보지를 말 것이며. 비공계청(非公界請)이어든, 공계(公界) 대중적으로 읽을 때 이외에는 경도 읽지를 말아라 이거거든.
이것은 용화선원의 청규가 바로 이것에 기본해 가지고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선원에 가서 공부하실 때에도 이러한 몽산 스님의 짤막한 이 법문을 명심을 해 가지고 정진을 하신다면은 반드시 금생에 공안을 타파해서 생사해탈(生死解脫)을 할 것이 의심이 없습니다.(31분14초~36분2초)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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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불(不可不) ; 어찌할 수 없이. 부득불(不得不 : 하지 아니할 수 없어).
*방부(房付)를 들이다 ; 수행자가 절에 머물며 공부할 것을 인사드리고 허락을 구해 결제(結制)에 참가하다.
*몽산법어(蒙山法語) ; 원(元)나라 몽산스님의 법어로 참선 수행의 구체적인 길을 자상하게 제시하였다. 용화선원에서 번역 간행한 ‘몽산법어’가 있다.
*생사대사(生死大事) ; ①삶과 죽음, 생사(生死)의 큰 일. ②수행을 하여 생사를 벗어나는 깨달음을 얻는 큰 일.
*일대사(一大事) ; 매우 중요하거나 아주 큰 일. 삶과 죽음, 즉 생사(生死)의 일.
①부처님이 중생구제를 위해 세상에 나타난다고 하는 큰 일.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는 목적. ②가장 중요한 일이란 뜻. 수행의 목적. 깨달음을 얻는 것. 인간으로서의 완성.
『법화경』 방편품에 ‘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 모든 부처님은 오직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때문에 세상에 출현한다’라고 한 것에서 유래.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한 목적은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보이고, 지혜를 발휘하여 모든 중생을 깨닫게 하고 구제하는 것이다.
*청규(淸規) ; ①선종(禪宗)의 사원에서, 여러 승려들이 늘 지켜야 할 규칙. ②참되고 바른 규칙이나 법도.
*수용(受用) ; (물건을 남에게) 받아 씀.
*끼니 ; 아침, 점심, 저녁과 같이 하루 세 번 일정한 시간에 먹는 밥.
*도업(道業) ; 도(道)는 깨달음. 업(業)은 영위(營爲 : 일을 계획하여 꾸려 나감). 불도(佛道)의 수행. 진리의 실천.
*미음(米飮 쌀 미/마실 음) ; 쌀이나 좁쌀에 물을 많이 넣고 푹 끓여 체에 밭친 걸쭉한 음식.
*일주문(一柱門) ; 사찰로 들어가는 첫번째 문으로, 한 줄로 세운 기둥 위에 맞배지붕 양식으로 되어 있음. 일심(一心)을 상징한다. 붓다의 경지를 향하여 나아가는 수행자는 먼저 지극한 일심으로 붓다의 진리를 생각하며 이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청장(請狀 청할 청/문서·편지 장) ; 청첩장(請牒狀 : 결혼 따위의 좋은 일이 있을 때에 남을 초청하는 글을 적은 것).
*공안(公案) ; 화두(話頭) • 고측(古則)이라고도 한다. 선종(禪宗)에서 참선 수행자에게 참구하는 과제로 주어지는 지극한 이치를 표시하는 조사의 언구(言句)나 문답이나 동작. 참선 공부하는 이들은 이것을 참구하여, 올바르게 간단없이 의심을 일으켜 가면 필경 깨치게 되는 것이다.
*타파(打破) ; 공안(화두)의 생명은 의심입니다.
그 공안(화두 話頭)에 대한 의심(疑心)을 관조(觀照)해 나가는 것, 알 수 없는 그리고 꽉 맥힌 의심으로 그 공안(화두)를 관조해 나감으로 해서 모든 번뇌와 망상과 사량심이 거기에서 끊어지는 것이고, 계속 그 의심을 관조해 나감으로 해서 더 이상 그 의심이 간절할 수가 없고, 더이상 의심이 커질 수 없고, 더 이상 깊을 수 없는 간절한 의심으로 내 가슴속이 가득 차고, 온 세계가 가득 차는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지에 이르면 공안(화두)를 의식적으로 들지 않어도 저절로 들려져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밥을 먹을 때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똥을 눌 때에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차를 탈 때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이렇게 해서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들려진 단계. 심지어는 잠을 잘 때에는 꿈속에서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게끔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로 6, 7일이 지나면 어떠한 찰나(刹那)에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큰 항아리에다가 물을 가뜩 담아놓고 그 항아리를 큰 돌로 내려치면은 그 항아리가 바싹 깨지면서 물이 터져 나오듯이, 그렇게 화두를 타파(打破)하고, ‘참나’를 깨닫게 되고, 불교의 진리를 깨닫게 되고, 우주의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참선법 A’ 에서]
*확철대오(廓徹大悟) ; 내가 나를 깨달음. 내가 나의 면목(面目, 부처의 성품)을 깨달음.
*생사해탈(生死解脫) ; 생사(生死)를 떠나 깨달음의 세계에 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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