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살귀(無常殺鬼) (세등선원No.46)—이 법(法)에 있어서는 승속(僧俗)이 없다 | 신도분들은 출가한 스님네 보단 백 배(倍)의 노력을 더해야 한다.
*무상살귀(無常殺鬼) ; ‘무상(無常)’이라고 하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殺] 귀신(鬼神)이라는 뜻. ‘인간존재가 무상하다’는 것의 무서움을 비유한 말.
(6분 25초)
[법문] 송담스님(세등선원No.46)—계해년 하안거해제 법어(1983.07.17)(세등46)
삼천년 전에 부처님은 열반하셨지만은 그 거룩한 법은 오늘도 여전히 이렇게 전해 내려와서, 이렇게 한자리에 우리 사부대중(四部大衆)이 만나서 최상승법을 설하고 듣고 이런 법요식을 거행하게 된 것은 이러한 다행스럽고 경행(慶幸)할 도리가 없습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법이 오늘도 면면히 흘러 내려오는 증거며, 부처님의 법신(法身)이 오늘도 살아계신 채 우리의 마음과 이 법계에 가득차 계신 것을 우리는 확인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건한 마음으로 ‘항시 살아계신 부처님과 조사를 우리의 마음속에, 우리의 코앞에 항시 모시고 살고 있다’는 그러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바로 정법시대(正法時代)가 될 것입니다.
신남신녀(信男信女) 여러분들도 가정에서 공부를 하시되 그러한 마음으로 공부를 해 가시고 생활을 해 나가신다면, 이 법(法)에 있어서는 승속(僧俗)이 없는 법입니다.
바로 여러분들은 세속에 오욕락(五欲樂) 속에 몸을 담아 있으면서 바로 오욕락을 초월해서 공부를 해 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최상승법(最上乘法)이 요구하는 수행법이라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출가한 스님네 보단 백 배(倍)의 노력을 더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바로 그 오욕락 속에서 자칫하면 죄를 의식적으로 짓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짓게 되기 때문에 백 배의 신심을 돈독히 갖지 아니하면 후회막급(後悔莫及)할 일을 당하게 되기 때문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동안에 이 공부하는 스님네를 위해서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공양(供養)을 올리고 신심으로 받들어 모시고, 그러면서 여러분은 또 가정 생활을 하면서 또 공부를 해야 하시니 한 어깨에 두 짐, 석 짐 내지 열 짐의 짐을 지고 정진을 하시느라고, 그 수고를 뭐라고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1분 1초도 쉴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무상살귀(無常殺鬼)는 생각 생각에 우리의 뒤를 쫓아오고 있기 때문에, 한 생각 늦추면 바로 그 무상살귀에 따라잡음을 당하게 되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걱정을 할 것이 없습니다.
최상승법을 모르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불쌍할 것입니다마는, 우리는 다생(多生)에 숙연(宿緣)이 있어서 최상승법을 만났으므로 다못 한 생각 한 생각을 그렇게 알뜰히 단속만 해 가면 지옥에 떨어져도 겁날 것이 없고, 불구덩이에 빠져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불이 훨훨 타는 가운데에서도 ‘이뭣고?’를 들 것이며, 지옥에 끌려가서도 ‘이뭣고?’를 든다면 마침내 이 최상승법은 모든 마귀(魔鬼)를 이겨내고야만말 불가사의(不可思議)한 힘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여지기량(汝之伎倆)은 유진(有盡)이어니와 아지불채시무궁(我之不采是無窮)이로다
나무~아미타불~
여지기량(汝之伎倆)은 유진(有盡)이어니와, 너의 기량(伎倆)—너의 온갖 수단과 재주는 끝이 있거니와,
아지불채(我之不采)는 시무궁(是無窮)이다. 내가 취하지 아니한 것은, 내가 너한테 끌려들어 가지 안 해. 너한테 말려들어 가지 아니한 것은 시무궁(是無窮)이다, 영원이다 그말이여.
니 멋대로 한번 나를 유혹할라면 해 보고, 나를 갖다가 막을라면 막아 보고, 니 멋대로 해봐라 그말이여. 팔만사천(八萬四千) 마군(魔軍)이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팔만사천 모든 경계(境界)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나는 상관이 없다 그말이여. 니가 그럴수록에 나는 오히려 화두를 거각(擧却)할 따름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이 해제 이후에 정진을 가다듬고 정진을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54분36초~61분)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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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대중(四部大衆) ; 불문(佛門)에 있는 네 가지 제자. 곧 비구(比丘), 비구니(比丘尼), 우바새(優婆塞), 우바이(優婆夷)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참고] 우바새—upasaka의 음역. 속세에 있으면서 불교를 믿는 남자.(같은 말=靑信士,靑信男,信男,信士,居士,近事男,近善男,善宿男) 원래의 말뜻은 모시는 사람. 받들어 모시는 사람. 출가수행자를 모시고, 신세를 지므로 이렇게 말한다.
우바이—upasika의 음역. 속세에 있으면서 불교를 믿는 여자. (같은 말=靑信女,近事女,近善女,近宿女)
*경행(慶幸 경사 경/다행할 행) ; 경사스럽고 다행한 일.
*정법시대(正法時代) ; 불법이 바르게 행해져 가르침과 수행자와 깨달음을 이루는 자가 있는 시기.
*오욕락(五欲,五慾,五欲樂) ; ①중생의 참된 마음을 더럽히는—색,소리,향기,맛,감촉(色聲香味觸)에 대한—감관적 욕망. 또는 그것을 향락(享樂)하는 것. 총괄하여 세속적인 인간의 욕망. ②불도를 닦는 데 장애가 되는 다섯 가지 욕심. 재물(財物), 색사(色事), 음식(飮食), 명예(名譽), 수면(睡眠).
*최상승법(最上乘法)=활구참선법(活句參禪法)=간화선(看話禪) ; 더할 나위 없는 가장 뛰어난 가르침.
*후회막급(後悔莫及) ; 이미 잘못된 것을 뒤늦게 뉘우쳐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
*공양(供養) ; ①불(佛)•법(法)•승(僧)의 삼보(三寶)에 음식•옷•꽃•향 등을 바침. ②공경함. 찬탄함.
*숙연(宿緣) ; 전생(前生)의 인연.
*이 무엇고(이뭣고 是甚麼 시심마,시삼마) : ‘이 무엇고? 화두’는 천 칠백 화두 중에 가장 근원적인 화두라고 할 수 있다. 육근(六根) • 육식(六識)을 통해 일어나는 모든 생각에 즉해서 「이 무엇고?」(이뭣고?)하고 그 생각 일어나는 당처(當處)를 찾는 것이다.
*불가사의(不可思議) ; 말로 나타낼 수도 없고 마음으로 헤아릴 수도 없음. 생각이 미치지 못함. 생각할 수도 없는 놀라운 일.
* ‘여지기량(汝之伎倆)은~’ ; 고봉 스님 [선요(禪要)] 示衆(其二)에 천태(天台) 스님의 글로 인용됨.
*팔만사천(八萬四千) : 법수(法數)에는 이 말이 퍽 많다. 그것은 중생의 망상이 벌어져 나가는 것을 자세히 분석하면 팔만사천 갈래가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망상을 따라 일어나는 악마의 수효도 팔만사천이요, 망상을 다스리는 법문도 팔만사천이다. 또한 인도에서는 많은 수효를 말할 때에는 이 말을 쓰는 수가 가끔 있다. 이것을 줄여서 팔만이라고만 하기도 한다.
*마군(魔軍) ; 악마의 군세(軍勢). 마(魔)란 생사를 즐기는 귀신의 이름이요, 팔만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 사천 번뇌다. 마가 본래 씨가 없지만,수행하는 이가 바른 생각을 잃은 데서 그 근원이 파생되는 것이다.
*경계(境界) ; ①인과(因果)의 이치(理致)에 따라서, 자신이 부딪히게 되는 생활상의 모든 일들. 생로병사•희로애락•빈부귀천•시비이해•삼독오욕•부모형제•춘하추동•동서남북 등이 모두 경계에 속한다.
②나와 관계되는 일체의 대상. 나를 주(主)라고 할 때 일체의 객(客). ③시비(是非)•선악(善惡)이 분간되는 한계. 경계(境界)에는 역경(逆境)과 순경(順境), 내경(內境)과 외경(外境)이 있다.
*거각(擧却 들 거/어조사 각) ; 화두를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