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精進) (No.561)—온갖 어려운 일을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신심과 분심으로 그것을 이겨 나가면서 공부를 한 사람이라야 큰 도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정진(精進) : [범] Virya 음을 따라 비리야(毘梨耶, 毘離耶), 미리야(尾利也)라고도 쓴다。보살이 수행하는 육 바라밀(六波羅蜜)의 하나.
순일하고 물들지 않는(純一無染) 마음으로 부지런히 닦아 줄기차게 나아가는 것이다。그러나 닦는 생각(能)과 닦는 것(所)이 있어서는 안 된다。함이 없이 하는 것이 정진이다.
(8분 8초)
[법문] 송담스님(No.561)—96년 1월 첫째일요 법회(96.01.07)(용561)
우리는, 이 사바세계(娑婆世界)는 모든 일이 내 마음대로 되는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일고여덟 가지는 마음대로 잘 안되는 일이고, 겨우 두서너 가지는 겨우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살기가 썩 어렵습니다.
『맹자(孟子)』라고 하는, 사서(四書) 가운데 하나인데 ‘하늘이 장차 사람을 냄에 직접 간접으로, 물심양면으로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련을 줘 가지고 사람을 단련을 시킨다’ 했습니다.
또 사람 개인 개인뿐만이 아니라 국가도 그 나라가 국내에서는 계속 정부로나 임금을 향해서 또는 고관대작이나 그런 사람을 향해서 잘못된 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상소(上疏)를 올리고.
요새 같으면은 언론의 자유가 있어 가지고 신랄히 비판하는 그러한 것이 있어야만 하고, 또 국외쪽으로는 항상 멀고 가까운 외적(外敵)이 있어 가지고 그 나라를 침범하려고 하는, 호시탐탐(虎視眈眈) 노리고 있는 그 외적이 있어야지,
그런 것도 없고 국내에서도 상소를 올리고 비판하는 그런 것이 없으면 그 나라가 아주 편안하고 좋을 것 같지만 점점 점점 점점 나약해 가지고 결국은 나약해 가지고 해태에 빠져 가지고 자체적으로 붕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은 외국에서 언제라도 침략을 당해 가지고 나라가 멸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바세계에서 크고 작은 어려운 일을 겪을 수밖에 없지마는, 그런 일들을 당하더라도 중심을 잃지 않고, 부처님 믿는 마음으로 항상 중심을 잡아 나가면서 그런 일을 올바르게 잘 극복을 해 나가고, 처리해 나가고, 순응하고 적응해 나가면서 ‘이뭣고?’를 해 나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여러분을 위해서 조석(朝夕)으로 축원을 해 드리되, 몸이 건강하고 가정이 편안하고 부귀영화를 마음대로 누리고, 모든 재앙은 다 소멸이 되도록 그렇게 축원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재앙이 또 다 소멸이 되고, 여러분이 다 어려운 일 하나도 없냐 하면은 그것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이 사바세계는 그런 것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법(正法)을 믿는 사람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써 무장을 하고, 지혜와 자비로써 중심을 잡아나가면 어려운 일을 당한 것이 안 당한 것보다도 오히려 더 자기 발전을 위해서 좋은 밑거름이 되고 채찍이 되어 주는 도리가 있는 것입니다.
사업을 하는 데도 그렇고, 가정을 꾸려 나가는 데도 그렇고, 또 한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 어떤 일생을 살아가는 데도 어려운 일을 한 번 겪고, 두 번 겪고, 세 번 네 번 겪을수록에 지혜가 늘어나고 마음이 커지고 능력이 생기는 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도(道)를 닦아 나가는 데도 아무 어려운 일이 없이 화두(話頭)를 타 가지고 고대로 그냥 순리대로 잘되어 가지고 툭! 깨치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사실은 그게 별로 좋은 것이 아닙니다.
육체적으로도 온갖 고통도 겪고, 정신적으로도 온갖 어려운 일을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신심(信心)과 분심(憤心)으로 그것을 이겨 나가면서 공부를 한 사람이라야 큰 도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아까 전강 조실 스님 법문 가운데에도 너무 기운을 써 가지고 용맹스럽게 억지로 밀고 나가다가 상기(上氣)가 되어 가지고 피가 터져 가지고는 코로 입으로 피가 나오고, 머리는 막 부스럼이 나가지고 견딜 수 없을 만큼 그런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조금도 정진을 늦추지 아니하고 끝까지 이렇게 해 나감으로 해서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해서 대선지식(大善知識)이 되셨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세속의 어떤 가정이나 사업의 어려운 일을 당하고 계신 분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당할런지도 모릅니다. 그럴수록에 더욱 신심을 일으켜서 부처님 앞에 와서 참회하고 기도하고 염불하고 주력하고, 또 열심히 화두를 들고 정진을 함으로 해서 그 고비를 넘기시도록 그렇게 나아가시기를 바라고.
또 정진하는 출가한 여러 도반들도 정진하다 보면은 몸에 고장이 나기도 하고, 그럭저럭 하다 보면은 잘 먹고 잠 자고 그럭저럭 살다보면 별로 병날 것도 없지만, 쪼금 분심을 내서 또 신심을 내서 ‘잠을 좀 덜 자리라, 먹는 것도 좀 제한을 하리라, 또 잡담도 아니하리라’하고 이를 악물고 가행정진(加行精進)을 좀 할려고 애를 쓰면 반드시 무슨 장애가 일어납니다.
일어나더라도 거기에서 공부를 중단하지 말고, 지혜롭게 그 난관(難關)을 대처해 나가면서 꾸준히 정진을 하신다면 반드시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되어서 순일무잡(純一無雜)한 경계에 이르러서 확철대오를 하시게 될 것입니다.
연전(年前)에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십대행(十大行)’이라고 하는 것을 어느 분이 시주(施主)를 해 가지고 그것을 여러분에게 노놔드린 바가 있습니다마는, 그것도 가끔 한 번씩 읽어 보시면 우리가 닥치는 어려운 일을 극복해 나가는데 좋은 채찍이 될 것이고, 좋은 법문이 될 것입니다.
돌아오는 새해는, 지난 한 해 동안에 국가적으로나 정부나 개인적으로나 모다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많은 해였습니다. 그 어려운 일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반성하고, 거기서 좋은 교훈을 얻어서 금년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셔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시기를 바랍니다.(46분37초~54분46초)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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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세계(娑婆世界) ; 고뇌를 참고 견디지 않으면 안되는 괴로움이 많은 이 세계. 현실의 세계. 인토(忍土) · 감인토(堪忍土) · 인계(忍界)라고 한역. 석가모니 부처님이 나타나 중생들을 교화하는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모두 사바세계이다.
*일고여덟 ; 대강 어림쳐서 일곱이나 여덟쯤.
*사서(四書) ; 유교에서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대학(大學)』의 네 가지 경서를 아울러 이르는 말.
*상소(上疏 위·임금 상/적을·편지·상소문 소) ; 임금에게 글을 올리던 일. 또는 그 글. 조선 시대에 주로 간관(諫官)이나 삼관(三館)의 관원이 임금에게 정사(政事)를 간(諫言 윗사람에게 직언을 하여 잘못을 고치게 하다)하기 위하여 올렸다.
*호시탐탐(虎視眈眈 범 호/볼 시/노려볼 탐) ; 범(호랑이)이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는 뜻으로,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하여 기회를 노리고 형세를 살피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뭣고(是甚麼 시심마) : ‘이뭣고? 화두’는 천칠백 화두 중에 가장 근원적인 화두라고 할 수 있다. 육근(六根) • 육식(六識)을 통해 일어나는 모든 생각에 즉해서 ‘이뭣고?’하고 그 생각 일어나는 당처(當處 어떤 일이 일어난 그 자리)를 찾는 것이다.
표준말로 하면은 ‘이것이 무엇인고?’ 이 말을 경상도 사투리로 하면은 ‘이뭣고?(이뭐꼬)’.
‘이것이 무엇인고?’는 일곱 자(字)지만, 경상도 사투리로 하면 ‘이, 뭣, 고’ 석 자(字)이다. ‘이뭣고?(이뭐꼬)'는 '사투리'지만 말이 간단하고 그러면서 그 뜻은 그 속에 다 들어있기 때문에, 참선(參禪)을 하는 데에 있어서 경상도 사투리를 이용을 해 왔다.
*축원(祝願) ; 어떤 일이 희망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불보살(佛菩薩)께 간절히 원하고 빎.
*정법(正法) ; ①올바른 진리. ②올바른 진리의 가르침. 부처님의 가르침. ③부처님의 가르침이 올바르게 세상에 행해지는 기간.
*도(道) ; ①깨달음. 산스크리트어 bodhi의 한역. 각(覺). 보리(菩提)라고 음사(音寫). ②깨달음에 이르는 수행, 또는 그 방법. ③무상(無上)의 불도(佛道). 궁극적인 진리. ④이치. 천지만물의 근원. 바른 규범.
*화두(話頭) : 또는 공안(公案) • 고측(古則)이라고도 한다. 선종(禪宗)에서 참선 수행자에게 참구하는 과제로 주어지는 지극한 이치를 표시하는 조사의 언구(言句)나 문답이나 동작. 참선 공부하는 이들은 이것을 참구하여, 올바르게 간단없이 의심을 일으켜 가면 필경 깨치게 되는 것이다.
*신심(信心) : ①‘내가 바로 부처다’ 따라서 부처는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요, 일체처 일체시에 언제나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주인공, 이 소소영령한 바로 이놈에 즉해서 화두를 거각함으로써 거기에서 자성불(自性佛)을 철견을 해야 한다는 믿음. ②‘올바르게 열심히 참선을 하면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믿음. 진리에 대한 확신.
*분심(憤心) : 억울하고 원통하여 분한 마음.
과거에 모든 부처님과 도인들은 진즉 확철대오를 해서 중생 제도를 하고 계시는데, 나는 왜 여태까지 일대사를 해결 못하고 생사윤회를 하고 있는가. 내가 이래 가지고 어찌 방일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속에서부터 넘쳐 흐르는 대분심이 있어야. 분심이 있어야 용기가 나는 것이다.
*상기(上氣) ; ①[한의] 피가 뇌로 몰리는 현상.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나며, 발한, 두통, 이명(耳鳴), 현기증 따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②얼굴이 흥분이나 수치감으로 붉어짐.
*확철대오(廓徹大悟) ; 내가 나를 깨달음. 내가 나의 면목(面目, 부처의 성품)을 깨달음.
*선지식(善知識) ; ①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인도하는 덕이 높은 스승. 수행에 도움이 되는 좋은 지도자. 훌륭한 지도자. 바르게 이끄는 사람. ②좋은 벗. 마음의 벗. 선우(善友).
*가행정진(加行精進) ;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서 하는 정진. 어떤 일정한 기간에 좌선(坐禪)의 시간을 늘리고, 수면도 매우 단축하며 정진하는 것.
*타성일편(打成一片) : ‘쳐서 한 조각을 이룬다’. 참선할 때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화두가 들려서 행주좌와 어묵동정 간에 일체처 일체시에 오직 화두에 대한 의심만이 독로(獨露)한 순수무잡(純粹無雜) 경계.
*순일무잡(純一無雜 순수할 순/하나 일/없을 무/섞일 잡) ; 대상 그 자체가 순일(純一)해 전혀 이질적인 잡것의 섞임[雜]이 없음[無].
*연전(年前) ; 여러 해 전.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 묘협 스님께서 지으신 『보왕삼매염불직지(寶王三昧念佛直指)』 총 22편 중 제17편 ‘십대애행(十大礙行: 10가지 큰 장애가 되는 행)’에서 여러 구절을 가려 뽑아 엮은 글이다.
우리 중생이 일상 생활이나 수행을 함에 있어서 나타날 수 있는 10가지의 큰 장애가 되는 행동을 정리하고, 중생이 그 '장애 없기'를 구하지 말고 장애 속에 먼저 거처하게 하여,
그 10가지의 장애들이 실제로는 수행을 방해하는 장애가 아닌, 일체 중생의 수행·신심을 더욱 다지고 진작시키는 대선지식(大善知識)이며 또한 일체 중생을 진실하게 돕는 복전(福田)임을 알게 하여 어리석은 중생이 장애로 인하여 퇴전하지 않고 장애 속에서 큰 깨달음을 얻게 하기 위해 묘협 스님께서 경전에 의지하여 지으신 글.
*시주(施主 베풀 시/주인 주) : ①스님에게 혹은 절에 돈이나 음식 따위를 보시하는 일. 또는 그런 사람. ②남에게 가르침이나 재물을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 단월(檀越 dana-pati)이라고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