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모리(吹毛利) (No.194)—(게송)倒握吹毛掃異蹤~ | 취모리는 참선하는 사람에게는 본참화두(本參話頭)다.
*취모리(吹毛利 입으로 불 취/털 모/칼 같은 것이 잘 드는 리) ; 취모검(吹毛劍). 잘 드는 칼. 털을 칼날에다가 대고 불기만 해도 잘라질 만큼 날카롭다 하여 취모검이라 한다.
(6분 36초)
[법문] 송담스님(No.194)—1983년 동안거해제 및 백일기도회향(83.02.27)(용194)
도악취모소이종(倒握吹毛掃異蹤)하야 돈령심지진개통(頓令心地盡開通)이니라
나무~ 아미타불~
봉망독로비로정(鋒芒獨露毘盧頂)하면 범성제교입하풍(凡聖齊敎立下風)이니라
나무~ 아미타불~
도악취모소이종(倒握吹毛掃異蹤)하야, 취모리(吹毛利)를, 취모리라 하는 것은 아주 보검(寶劍)인데⎯보배 칼인데, 그 칼날에다가 머리카락을 거기다 대고 훅 불어버리면 머리카락이 탁탁 잘려나가는 그렇게 날카롭게 잘 드는 보배 칼이 취모리라 하는 칼인데, 취모리를 이렇게 칼자루를 정식으로 쥔 것이 아니라 칼자루를 이렇게 거꾸로 쥔다 그말이여.
그 취모리라는 보검을 까꾸로 쥐고 이종(異蹤)을, 다른 발자죽을 쓸어버려. 팔만사천 마군(魔軍)이를 갖다가 다 쓸어버린다 그말이여.
어째서 그 칼자루를 정식으로 칼이 저쪽으로 가도록 이렇게 쥐지를 아니하고, 칼날이 자기 쪽으로 오도록 이렇게 까꾸로 칼날을 쥐느냐? 팔만사천 마군이가 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그 칼날을 까꾸로 쥐고 칼날을 쓰라 그말이여.
그렇게 해 가지고 돈령심지진개통(頓令心地盡開通)이여. 몰록 마음, 자기 심지(心地)로 하여금 개통(開通)하도록 하라. 툭 터지도록 하라 그말이여.
자기 마음 땅에 팔만사천 마군(魔軍)이가 탁 도사리고 있으니까 칼날을 까꾸로 쥐고—그 칼날을 밖에를 치기 위해서 쓰지를 말고, 까꾸로 쥐고 자기를 치라 그말이여. 자기를 쳐서 그 팔만사천 내 마음 속에 마구니를 항복을 받아서 지혜의 확철대오를 하라 그말이여.
봉망독로비로정(鋒芒獨露毘盧頂)하면, 그 칼날이 비로(毘盧) 정상에 홀로 드러나. 비로봉은 모든 산에 최고의 봉우리라 그말이여. 비로자나 부처님의 이마빡이라 그말이여.
그 이마빡 위에 취모리라고 하는 칼날이 홀로 번쩍거리게 한다면, 그 칼날 아래 모든 범부와 모든 성현이 한목 저 하풍(下風)에 서게 될 것이다(凡聖齊敎立下風). 그 칼날 아래는 일체 성현과 모든 범부—팔만사천 마군이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범부와 모든 성현까지도 그 칼날 아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저 아래 가서 서게 될 것이다 그말이여.
이 취모검! 취모리라고 하는 보검이 무엇이냐 하면 우리 참선하는 사람에게는 본참화두(本參話頭)다 이 말이여. 본참화두를 가지고, 그 화두를 가지고—칼자루를 놨다하면 마구니가 안에서 일어나고, 밖에서 일어나 가지고 순식간에 자기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요. 자기를 끌고 축생이나 아귀나 지옥으로 자기를 끌고 가게 되는 것이다 그말이여.
그러니 눈 한번 깜박할 사이에, 밥 먹을 때, 옷 입을 때, 눈으로 무엇을 볼 때, 귀로 무엇을 들을 때, 내 마음에 드는 일을 만나거나, 내 마음을 거슬리는 역경계를 만나거나, 잠시도 이 취모검을 놓지 말고 항시 칼날을 쥐고서 하루하루를 정진을 해 나가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50분45초~57분2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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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송) ‘도악취모소이종~’ ; [금강경오가해] 지경공덕분(持經功德分) 예장종경(豫章宗鏡) 게송 참고.
*발자죽 ; ‘발자국’의 사투리.
*마군(魔軍) ; 악마의 군세(軍勢). 마(魔)란 생사를 즐기는 귀신의 이름이요, 팔만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 사천 번뇌다. 마가 본래 씨가 없지만,수행하는 이가 바른 생각을 잃은 데서 그 근원이 파생되는 것이다.
*마구니 ; 마(魔). [범] mara 음을 따라 마라(魔羅)라 하고, 줄여서 마(魔)라고만 한다。장애자(障礙者)• 살자(殺者)• 악자(惡者)라 번역。목숨을 빼앗고 착한 일을 방해하며 모든 것을 파괴하는 악마를 말한다. 그러나 ‘마’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참고] [선가귀감(禪家龜鑑)] (용화선원刊) p64에서.
〇마(魔)란 생사를 즐기는 귀신의 이름이요, 팔만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사천 번뇌다. 마가 본래 씨가 없지만,수행하는 이가 바른 생각을 잃은 데서 그 근원이 파생되는 것이다. 중생은 그 환경에 순종하므로 탈이 없고, 도인은 그 환경에 역행하므로 마가 대들게 된다。그래서 ‘도가 높을수록 마가 성하다’고 하는 것이다.
선정 중에 혹은 상주(喪主)를 보고 제 다리를 찍으며 혹은 돼지를 보고 제 코를 쥐기도 하는 것이, 모두 자기 마음에서 망상을 일으켜 외부의 마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마의 온갖 재주가 도리어 물을 베려는 것이나, 햇빛을 불어 버리려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옛말에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들어온다’고 하시니라.
*본참화두(本參話頭) ; 본참공안(本參公案). 생사(生死)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타파해야 할 자기의 화두(공안)로써 자기가 믿어지는 바른 선지식으로부터 받아서 참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